김현정기자
한 유튜버가 임신 36주 만삭인 상태에서 중절 수술을 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채널 운영자 A씨는 "(수술 비용으로) 서비스까지 긁어 900만원을 맞췄다"라며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튜버 A씨가 임신 중절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 모습 [사진출처=유튜브 채널 '꼼죽' 캡처]
그는 "3월쯤 생리가 길게 멈춰 산부인과를 방문했을 때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것이라고 해서 별로 의심하지 않았다"며 "그냥 살이 많이 쪘구나 생각하다 뭔가 이상해서 병원을 갔다 내과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산부인과를 찾아가 초음파 검진을 하는 장면을 공개하며 "너무 늦어버린 상황이었다. 모든 게 비참하고 막막했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의사가 "이건 낳아야 한다", "못 지운다", "심장도 잘 뛴다" 등의 말을 하는 장면도 담겼다. 그는 "이곳을 포함해 총 세 군데 병원을 더 찾아다녔지만 전부 다 (임신 중절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대답뿐이었다"며 "무심한 내 태도가 만든 결과에 죽어버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A씨는 중절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바로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술복을 입고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 등을 공개하면서 "전신 마취에 하반신 마취까지 처음이라 무서웠지만 모든 게 내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또 "수술이 끝난 후 배 위에 복대와 소변줄이 채워져 있었다"며 자신의 몸 상태, 병원 음식, 회복 과정 등의 모습을 공개했다. A씨는 말미에 수액을 맞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내가 또 이곳에 진료를 받으러 오는 날이 있을까"라며 영상을 마쳤다. 영상에서 A씨는 태아의 상태를 언급하지 않았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튜브에 올라온 36주 태아 낙태 브이로그'라는 제목으로 해당 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임신 36주면 살인", "무슨 생각으로 이런 영상을 찍어 올리는 거냐", "본인 인생이니 선택은 자유지만 이걸 찍어서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차라리 아이를 낳고 베이비박스 등에 도움을 청하는 게 어땠을까" 등 비판하는 반응을 남겼다.
한편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임신 중절을 한 여성과 이를 도운 의사 등을 처벌해 온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관련 법이 정리되지 않아 혼란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