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환기자
서울시 산하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가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고 상부공간에 트램과 같은 소규모 철도 노선을 짓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시 역점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연계해 시민들의 한강 이동수단을 확대하는 등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1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SH공사는 최근 '올림픽대로 지하화'를 골자로 이 같은 개발 방향을 담은 도시공간혁신 방안 논의에 착수했다. 서울시의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맞춰 도시공간정책 방향으로 공간 대개조 프로젝트들이 추진 중인 상황에서, 도심 인프라의 노후화와 공간단절을 해결하겠다는 게 목표다.
'기반시설 입체화' 대상지는 '올림픽대로'다. 88올림픽을 맞아 1986년에 개통된 후 매일 교통체증이 집중되는 구간으로, 그동안 정치권에서도 선거철마다 '올림픽대로 지하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평균 통행 속도가 시속 30~50km에 불과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한 데다 소음, 침수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역시 강변북로와 함께 올림픽대로의 지하화를 장기 프로젝트로 관리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우 2021년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올림픽대로 지하화 사업을 통해 한강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변화가 모색될 수 있다"고 전망했고 최근 서울시는 '한강변 간선도로 재구조화' 용역을 통해 올림픽대로 구조 변화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SH공사는 이번 논의를 통해 지하화를 추진할 올림픽대로의 세부 구간과 노선계획, 비용 등 개략적인 기본구상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지하화 구간의 연결체계는 물론 지하화 추진 과정에서의 올림픽대로 슬림화 규모 등도 포함된다.
특히 지하화로 인해 생겨나는 상부공간에 대한 고민이 이뤄진다. 다양한 활용안을 검토할 예정인 가운데 한강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기존 올림픽대로 한강 인접 라인을 따라 소규모 철도 노선을 신설하는 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일반 도시철도의 친환경성과 버스의 접근성을 모두 갖춘 교통수단으로, 건설비는 물론 운영비도 도시철도나 경전철에 비해 저렴한 트램이 언급된 상황이다.
SH공사는 신설 노선을 '한강변 명소화' 작업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새로 지어질 역사 주변부에 집객시설을 조성해 시민들의 한강 접근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SH공사 관계자는 "사업화를 위한 구체화 단계가 아닌 가능성을 살펴보는 초기 과정"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다양한 공간 개조 방향을 다뤄보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재원 마련이나 사업성 분석 등 밟아야 할 단계는 많지만 한강변 킬러 콘텐츠 확충을 위한 논의는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한강변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접근성 확보안이 대표적이다. 일환으로 SH공사는 한강변 곤돌라 외 상암동 대관람차나 한강 수상관광호텔 조성 프로젝트에도 관여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는 올림픽대로 지하화를 위한 논의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027년 완공 예정인 반포동 한강변 올림픽대로 상부 덮개공원과 연말 완공 예정인 암사동 올림픽대로 상층부 조성안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사업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게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변북로 지하화 사업만 하더라도 서울시는 지하화 전환 시기를 10년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