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상습 악성 민원인에 고소 등 법적행위 불사

악성 민원 직원보호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청들

구로구에서는 민원 응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행복 충전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로구 제공.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겪는 공무원들이 늘면서 서울의 자치구들이 직원 보호프로그램 운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무원 자살 사건이나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은 악성 민원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영향이 크다.

지난달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공무상 재해 승인 건수’(2022년 기준)에서도 공무상 재해보상 승인 현황에서 공무원의 업무상 질병 요양자 수는 정신질환이 274명으로 단연 가장 많았다. 이는 산업재해 요양자에 비해 11배나 높게 나타난 것이다.

서울 도봉구는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로부터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최근 ‘민원업무 담당공무원 보호 및 지원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계획에는 악성민원 예방·대응 방안, 직원 보호조치 사항 등 분야별 대책이 담겼다.

구는 사전 예방 대책으로 경찰서와 업무협약 체결, 민원실 비상상황 대비 모의훈련 실시, 업무용 전화 전수녹취시스템 설치·운영, 민원응대직원 건강장해 예방조치 등을 추진한다. 대응·보호 대책으로는 악성 민원 발생 시 관리자의 적극 개입, 동 주민센터 안전요원 추가 배치, 청사 내 휴대용 보호장비 배부 확대, 폐쇄회로(CC)TV, 비상벨 등 운영·관리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원·후속대책으로는 인사고충상담과 인사·복무관리 조치, 직원 심리상담 지원 프로그램 운영, 의료비 지원, 직원 힐링교육 등을 추진한다.

도봉구는 “민원인이 위법행위를 저지를 경우 전담 부서를 통해 피해공무원의 고소를 적극 지원하고 수사·재판 절차에 체계적으로 임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로구도 이달 15일 시행할 조직개편을 통해 악성 민원에 총괄 대응하는 사령탑 역할을 할 조직문화팀을 총무과에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악성 민원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악성 민원 대응 종합계획’을 수립해 민원 공무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은평구는 최근 374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악성 민원으로부터 담당 공무원과 민원인을 보호하기 위한 동 주민센터 안심보안관 배치 예산 7600만원을 반영하기도 했다.

상호존중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강남구청 민원 담당 직원들이 시 셔츠를 입고 활짝 웃고 있다. 강남구 제공.

강남구의 경우 민원 담당 공무원 보호 조치와는 별도로 직원과 민원인 상호존중 캠페인으로 아름다운 문구를 담은 ‘시(詩) 셔츠’를 구청 1층 직원들이 매주 월요일 착용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존중을 입다:시 셔츠’ 캠페인은 구청 1층 민원여권과와 부동산정보과, 자동차민원과, 주택과, 재산세과, 지역경제과 등에서 일하는 직원 100명이 벌이고 있다. 따뜻한 문구가 공무원과 민원인의 마음에 새겨지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자는 캠페인의 목표다.

지자체팀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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