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선진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가 5년 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재회한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오는 8~9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인·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푸틴 대통령 집권 5기, 모디 총리 집권 3기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회기를 시작한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이례적이다. 모디 총리는 이전 집권 때는 부탄, 몰디브, 스리랑카 등 주변국을 먼저 찾았는데 이번에는 관례를 깨고 러시아를 먼저 방문했다.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찾은 게 마지막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지역·세계 안보 문제, 경제 협력 등 다양한 사안을 놓고 논의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인도 관리를 인용해 “양국 군 간 협력 강화를 위한 군수 공급 계약, 5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논의 재개, 원자력 협력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인·러 정상회담은 9~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과 일부 겹친다는 점에서 서방 이목을 끌었다.
인도는 국익과 실용주의를 앞세워 진영을 넘나드는 독특한 ‘마이웨이 외교 노선’을 걷고 있다. 이번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도 인·러 간 밀착보다는 다자동맹의 연장선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인도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대가로 서방 제재를 받은 이후에도 러시아산 석유를 아랍에미리트 통화인 다르함으로 결제해 올 정도로 러시아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인·러 정상회담을 통해 실리를 얻게 되는 쪽은 푸틴 대통령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지도자가 러시아에 방문하면서 러시아가 절대 고립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며 “이는 러시아로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또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푸틴 대통령을 파리아(pariah·왕따)로 만들려는 서방의 노력에 흠집을 내는 것”이라고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