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 메타도…EU '빅테크 갑질방지법' 위반 잠정결론

유럽연합(EU)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갑질' 방지를 위한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연간 최대 수십억 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U집행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메타에 대한 DMA 예비조사 결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비용지불 또는 정보수집 동의(pay or consent)' 모델이 DMA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EU집행위는 이르면 이번주 중 메타 측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예비조사 결과를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문제가 된 모델은 사용자가 월 최소 10유로를 내지 않으려면 광고 목적 데이터 수집에 동의해야 한다는 메타의 자체 규정에 기반한 것이다. 앞서 메타는 DMA 시행을 앞둔 EU가 '게이트 키퍼'로 지정된 빅테크에 대해 이용자 데이터를 무단 수집해 활용하는 방안을 금지하기로 하자 지난해 11월 유럽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광고 없는 요금제' 또는 '구독료 지불' 요금제를 도입했다.

집행위는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거부하는 사용자에게는 동등한 대안이 제공돼야 한다"며 "(메타의 모델은) 자유롭게 동의를 행사할 권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U는 메타 측의 해명·반론 등을 거친 후 내년 3월25일 전까지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DMA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만약 반복적 위반이라고 판단될 경우 과징금은 최대 20%까지 가능하다.

EU가 빅테크를 DMA 위반 혐의로 제재하는 것은 메타가 두 번째다. 앞서 EU는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DMA 위반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이를 통보했다. 애플 역시 메타와 비슷한 시기에 EU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성명을 통해 "'지불 또는 동의' 모델은 EU 최고재판소 판례와 DMA 조항에 부합한다"며 "EU 집행위원회와 건설적 대화를 나누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자 일정한 규모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 키퍼'로 지정, 특별 규제하는 법이다. 게이트 키퍼에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부킹닷컴 등 7개 기업이 포함된다.

국제부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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