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교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한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이 1일 오전 9시 40분 별세했다. 향년 94세.
장 회장은 1930년 황해도 남촌에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18세 때 월남하여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스스로 학비를 벌어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무역업에 뛰어든 그는 화장품 용기 제조회사인 삼성브러쉬를 설립하고, 중국까지 사업을 확장해 재산을 일궜다.
장 회장과 그의 부인 안하옥 여사는 2021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KAIST에 기부했다. 이들은 장학사업에 관심을 갖던 중, 이웃에 살던 김병호·김삼열 씨 부부가 KAIST에 350억 원을 기부한 것에 영향을 받아 기부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하옥 여사는 당시 인터뷰에서 "우리 부부의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우리의 기부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KAIST는 장 회장의 기부금으로 미래 의과학 분야를 선도할 '(가칭)장성환·안하옥 바이오신약센터'를 2026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장 회장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2년 KAIST 명예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용인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일 오전 8시, 장지는 경춘공원묘원(강원도 춘천시 서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