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오픈AI 동맹에 주가 사상 최고…구글은 ‘운다’

애플, AI 서비스 탑재 예고에
주가 7% 급등…사상 최고가
애플 생태계에 오픈AI 끼어들자
검색 엔진 납품하는 구글 ‘울상’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에 인공지능(AI) 서비스 탑재를 예고하자 주가가 단숨에 7%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성형 AI 전쟁에 뒤늦게 참여한 애플이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 오픈AI와 동맹을 맺은 것이 아이폰 등 기기 교체 수요를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시장은 오픈AI가 애플 생태계로 들어올 경우 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은 ‘현대 기술 집약체’인 제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는 만큼 검색 엔진(알파벳), 클라우드(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 빅테크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현재 불가피한 상황이다. 애플이 생성형AI를 단 제품을 선보인다면 트래픽 감소로 이어지는 알파벳과 같은 기업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애플 주가 7% 뛰며 사상 최고치

애플은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7.26% 상승한 주당 207.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 주가가 2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 시가총액은 약 3조1800억달러로 엔비디아(2조9700억달러)를 제치고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애플은 전날 개최한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생성형AI 기능을 자사 운영체계(OS)에 탑재하기로 했지만, 차별점이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며 당일 주가가 급락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후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16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며 시장이 긍정적인 평가로 선회했다. 애플은 생성형AI계의 대표주자인 오픈AI의 챗GPT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었다. 음성 비서인 시리가 생성형AI로 원활히 구동되기 위해서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15 이상의 사양이 요구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해소됐다. 애플은 생성형AI 모델에 사용되는 고객 개인 데이터가 애플 자체 생태계에서만 작동된다는 점을 강조했고, 전문가들도 그간 애플이 핵심 기술 라이선스의 제3자 접근을 허용한 적이 없다며 시장 우려를 안심시켰다.

월가에선 애플의 AI 기능 탑재가 아이폰 등 기기의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플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새로운 기능이 AI를 이용할 수 있는 ‘인텔리폰(인텔리전스+아이폰)'의 업그레이드 주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애플의 목표 주가를 최대 270달러로 높였다.

빅테크 지형도 변화 전망

이번 애플의 AI 전략 강화 행보로 나스닥 빅테크 지형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특히 외신은 애플이 오픈AI와의 협업으로 어떤 빅테크가 수혜를 보고 피해를 보게 될지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만큼 간접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갖고 있다. 오픈AI를 키워낸 1등 공신이라는 점에서 오픈AI가 애플과의 동맹을 맺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을 거란 말도 있지만, 어찌 됐든 오픈AI의 소프트웨어를 MS의 클라우드 ‘애저’에서 독점 호스팅하게 되므로 MS의 수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오픈AI의 입지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시장에 따르면 챗GPT의 전 세계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1억 명 정도다. 애플이 서비스하고 있는 기기가 총 22억대에 이르는 만큼 챗GPT 이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오랜 동반자였던 알파벳(구글 모기업)의 표정 관리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벳은 애플이 자사 인터넷 검색 기본 엔진인 사파리를 이용하도록 2003년부터 연간 수십억 달러를 지불해왔다. 하지만 이용자를 챗GPT로 연결하는 시리 기능은 구글의 트래픽 감소 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카트너의 아네트 짐머만 AI 담당 부사장은 “알파벳은 (애플과 오픈AI의 협업을) 분명히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AI폰 경쟁자’ 삼성도 속도

한편 삼성전자도 AI 갤럭시 등 자사 제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AI 기술에 중점을 둔 두 개 미국 연구소를 통합하고, 책임자로 애플 시리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임원을 고용했다고 전했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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