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칩통신]엔비디아, 대만 R&D 기지 5년 내 설립…'엔지니어 1000명 고용'

1兆 투자…칩 설계·AI·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산학연 연계·채용 보장…대만 공급망 강화

엔비디아가 5년 안에 대만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엔지니어 1000명 이상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들어오면서 설계·제조·후공정 등 반도체 산업 역량을 두루 갖춘 대만 반도체 공급망이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종합체육관에서 아시아 최대 IT박람회 '컴퓨텍스 2024' 개막에 앞서 열린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출처=AFP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현지시간) R&D 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지니어 인력 대규모 채용계획도 같이 내놨다. 투자금액은 7억1500만달러(약 1조원) 수준이다. 젠슨 황은 대만은 완벽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투자 이유를 밝혔다. 센터는 대만 수도 타이베이나 타이난, 가오슝 중 한 곳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황 CEO는 대만은 이미 엔비디아의 큰 거점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개막 첫날 열린 글로벌 미디어 질의응답 세션에서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했는지 묻는 언론의 질문에 "대만은 훌륭하고 풍부한 생태계를 갖춘 곳"이라며 "엔비디아가 다른 지역에서 대만과 같은 (R&D 센터) 운영 모델을 시도했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세계 최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극찬했다. 단순히 훌륭한 회사가 아니라 "놀라운 회사"라고 했다. 황 CEO는 "(TSMC는) 그냥 좋은 제품이 아니라 놀라운 제품을 만드는 놀라운 회사"라며 "첨단 기술뿐 아니라 뛰어난 직업윤리와 탁월한 유연성 등을 갖춘 곳이고, 이것이 엔비디아가 TSMC와 오랜 친구로서 25년 넘게 협력해 온 이유"라고 했다. 이어 "두 회사는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있어 말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황 CEO는 엔비디아 TSMC가 고난도의 제품을 빠르게 양산할 수 있는 이유는 깊은 이해와 협력 관계 덕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TSMC의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첨단 패키징 기술이 매우 우수하다고 했다. CoWoS는 인쇄회로기판(PCB) 대신 실리콘 기반 '인터포저' 판 위에 메모리와 로직(비메모리) 반도체를 올리는 패키징이다. 기존 방식보다 실장 면적이 줄어 효율이 높고 칩 간 연결 속도를 향상해 고성능 컴퓨팅(HPC) 업계에서 선호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는 대만 현지 인력 채용, 산학연 협업 체계 구축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황 CEO는 "칩 설계, 시스템 설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공지능(AI) 연구 인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을 채용하고 AI 연구 실험실도 운영할 계획"이라며 "대학과 협력해 혁신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황 CEO는 대만이 대체 불가능한 투자처라고 극찬했다. 한국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부품을 납품하고 있으나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이 한국에 대규모 R&D센터 등 연구·생산거점을 두려는 움직임은 없다. 황 CEO는 "현재 타이베이와 신주과학단지에 수백 명의 인력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만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은 대만보다 반도체 분야에서 외국인직접투자(FDI) 여건이 뒤처진다는 평을 듣는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인텔 등 주요 기업도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컴퓨텍스 2024 기자회견에서 "이 기간 동안 한국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다"며 예상과 달리 지난 5일 열린 인텔 AI 서밋 서울 2024 행사에 불참했다. 반면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자회사), 에이서, 기가바이트 등 대만 IT 공급업체 경영진을 초청해 연회를 열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종후이링, 린이루 기자/번역=아시아경제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산업IT부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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