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견제? 특위, 국민의힘 지도체제 개정 놓고 이견

당헌당규개정특위 첫 회의 시작
민심 반영 비율·지도체제 등 포함하나
"위원들끼리 모여 결정할 사안 아냐" 반대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최 전 룰 개정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특별위원회가 시작부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민심 반영 비율을 개정하는 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큰 이견이 없지만, 지도체제 및 당권과 대권 분리 등을 놓고서는 특위가 논의 할 수 있는 범위에 포함되느냐 여부를 놓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여상규 국민의힘 당헌당규 개정 특별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헌당규개정특위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특위 1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당헌·당규 개정특위는 사실 과거 쇄신특위 역할까지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소중하고, 힘 있고, 의미 있는 당헌·당규를 갖추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2009년 4월 재·보궐 선거 패배 후 당의 쇄신 방향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황 위원장은 이어 "지금 당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았다"면서 "위원님들 모두 하시던 다른 일을 잠시 접어두고 당을 위해 한동안은 특위 활동에만 매진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전대 룰과 관련된 당헌·당규를 전반적으로 개정해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여상규 당헌·당규 개정특위원장도 전날 "민심 반영 비율을 얼마로 할 것인지, 지도 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당권과 대권을 분리할 것인지, 이런 것들이 주요 의제"라고 밝혔다. 한 특위원도 이날 "민심 반영 비율만 정할 것 같으면 굳이 비대위에서 특위를 발족시켰겠느냐"며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대위 체제에서 발족한 특위에서 해당 내용을 논의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또 다른 특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위원들 몇 명이 모여서 결정할 사항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성일종 사무총장도 지도체제에 관해 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의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현행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고 있는데, 지도체제가 바뀌면 당대표 선출 뒤 차순위자가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으로 변경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당 안팎에서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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