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원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심해에 있는 석유 가스전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경제적 가치로 환산했을 때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최근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1966년부터 해저 석유 가스전 탐사를 꾸준히 시도해 왔다"며 "그 결과 1990년대 후반에 4500만배럴의 동해 가스전을 발견해서 3년 전인 2021년까지 상업 생산을 마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발견된 심해 석유 가스전에 대해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라며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체 매장량의 약 4분의 1은 석유, 나머지 4분의 3은 가스로 추정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어진 브리핑에서 "과다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면서도 "최대 매장 가능성인 140억배럴은 현 가치로 삼성전자 총 시총의 5배"라고 말했다. 이는 1조40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산업부가 올린 동해 심해 석유 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석유 가스전 개발은 물리 탐사, 탐사 시추, 상업 개발 등 3단계로 진행되는데, 정부는 실제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실제 매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탐사 시추 단계를 시작할 계획이다.
탐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한 개당 1000억원이 넘는 비용 들어간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탐사 비용 자체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4500만배럴 분량의 가스가 나오는 동해 가스전 개발 비용이 총 1조2000억원 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심해 석유 가스전은 세계적으로도 규모가 큰 만큼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안 장관은 "기업 이름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기업들이 이 부분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은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올해 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안 장관은 "실제 상업적인 시추 준비 계획을 하게 되면 2027년이나 2028년쯤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