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1년새 대출 15조 증가...5대 은행보다 2조 많아

'대출 갈아타기'로 폭풍 성장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여신 잔액이 15조원 가까이 '폭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는 '대환'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1분기 기준 여신 잔액은 56조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조8200억원(약 36%) 증가했다. 인터넷은행의 대출이 대부분 가계대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12조8023억원)보다 2조원 가까이 큰 금액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1분기 여신 잔액은 4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3000억원) 대비 12조원이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000억원) 대비 9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주택담보대출을 기존 아파트 위주에서 빌라, 다세대주택 등 취급 범위를 늘렸을 뿐 아니라, 시중은행에서 갈아탄 대환 수요가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의 50%가 대환 목적이었다. 해당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62%까지 높아졌다. 올해 초부터 시행한 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점유율도 31%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상황도 비슷하다.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지난해 1분기 11조94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4조7600억원으로 2조8200억원 늘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정부 대환대출 인프라 시행에 맞춰 신청 및 심사 프로세스를 개선한 결과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며 많은 고객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전체 신규 대출 중 67%가 대환대출이었다.

인터넷은행의 수신 잔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76조9700억원으로 전년(56조8400억원) 대비 20조1300억원이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모임통장 등이 흥행하면서 저원가성 예금이 증가했고, 케이뱅크의 경우 고금리 예·적금 특판 등의 영향으로 예·적금 잔액이 늘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경우 자체 대환상품이 기존에 있었고, 지난해 금리경쟁력을 높이면서 시중은행에서 갈아타는 수요가 많은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주담대를 늘리면서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인터넷은행들이 비대면 주담대가 성장하는 데 '메기'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제금융부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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