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79조원…분기 최대치 육박
MX, 4조원 책임지며 견인차 역할
DS, HBM 수요 줄었지만 D램 출하량 선방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당초 5조원 안팎에 머물 것이라 내다봤던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갤럭시 S25 모델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판매 호조를 보였고 D램 출하량도 일정 부분 선방하며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79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84% 증가했다. 분기 기준 최대인 지난해 3분기(79조1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번 발표는 잠정 실적으로, 사업부별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책임졌을 것으로 분석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 안팎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란 업계의 전망을 감안하면, 사실상 MX의 호실적이 DS의 실적부진을 완전히 메운 셈이다.
DS부문은 여전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사업부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판매 물량이 최근 줄며 분기 영업이익을 크게 떨어뜨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1분기는 '반도체 비수기'로 불릴 만큼 메모리 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 시기인데다, 5세대인 HBM3E의 8단, 12단 제품이 여전히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를 통과하지 못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영향도 커 보인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가 메모리의 주요 판매처로 삼고 있는 중국 시장의 동향이 DS부문의 손실 일부를 만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으로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지난해 동기 대비 15% 증가하는 등 메모리 관련 전방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높았던 덕분에 메모리 재고는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것도 삼성전자의 D램 출하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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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MX는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가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인 21일 만에 국내 10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MX 부문은 갤럭시 S25 효과 및 효율적인 원가 운영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시현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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