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민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만약 국회에서 '채상병특검법'을 다시 투표할 일이 생긴다면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채상병특검법에 찬성한다는 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자식 둔 아버지로서 나의 정치적 유불리보다는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길이 무엇인지만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 2일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바 있다. 안 의원은 그간 채상병특검법 찬성 입장을 밝혀왔지만, 표결 전 퇴장해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의사일정 변경을 통한 야당의 강행 처리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안 의원은 "특검이 아니라 '특특검'이 필요하다고 해도 지난 2일처럼 하는 방식은 잘못됐다"며 "모처럼 여야 협치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하루 만에 걷어차고, 여야 합의 약속을 깨고 의사일정 변경까지 해가며 국회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입법 폭주를 그냥 앉아서 보고만 있어야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오는 28일 국회에서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그는 "(채상병 사망은) 젊은 나이의 우리 군인이 국가를 위해 일하다가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건이다. 진상을 규명하고 합당한 예우를 하는 것이 품격 있는 국가의 도리일 것"이라며 "국방과 안보는 보수의 핵심 가치"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한 가운데 여권 내에서 거듭 이탈의 목소리가 나온 셈이다. 앞서 총선에 불출마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법안은 국회법에 따라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구속 수감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 등을 제외한 재적 의원 295명이 모두 표결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197명이 찬성해야 한다. 범야권 180석(민주당 155석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7석, 녹색정의당 6석, 새로운미래 5석, 개혁신당 4석, 조국혁신당·진보당·새진보연합 각 1석)에 더해 범여권에서 17명이 추가로 찬성표를 던지면 채상병특검법은 법으로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