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자신의 피습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간부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했다. 해당 간부는 이 사건 내용을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여러 차례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2일 TV조선은 배 의원이 A 총경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A 총경은 지난 1월 배 의원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중학생에게 둔기로 피습을 당했을 때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전담 수사팀 부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런데 A 총경은 해당 사건 관련 글을 아마추어 작가들이 모인 블로그에 올렸다. 그는 사건을 맡은 지 5일이 지나 첫 번째 글을 올린 데 이어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4차례에 걸쳐 연재했다. 이 글에는 "수사 커리어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라 생각해 사건을 흔쾌히 수락했다"는 사건 담당 소감부터 수사팀 규모, 목격자 진술 및 자료 분석과 같은 수사 내용도 들어 있었다. 현재 해당 글은 대부분 삭제됐다.
A 총경은 TV조선과의 통화에서 "이미 언론 브리핑에 나온 내용들만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글로 인한 수익 창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 의원 측은 3일 뉴시스에 해당 연재물이 "결론이 나지 않은 사건 수사의 결론을, 수사 담당자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자기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형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자극적인 제목 등으로 조회 수나 방문자 수를 늘리려는 의도가 보이는 포스팅이었다"면서 "배 의원이 굉장히 속상해했다"고 전했다.
배 의원 측은 A 총경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경찰에 요구했으나 이뤄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고발했다는 입장이다. 배 의원 측은 뉴시스에 "(A 총경의 행동은) 공무상 비밀누설이고 2차 가해"라며 "검찰이나 법원에서 결론 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굉장히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등 문제점이 많은 행위라고 판단한다.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경찰 쪽에서 취해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고발했다"고 말했다. 또 이와 관련해 A 총경에게 사과나 별도의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배 의원 측은 지난달 28일 고발장을 제출해 아직 고발인 조사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고발장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고발인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