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X 하드웨어 총괄 문성훈 부사장 브리핑
'프라이버시' 중요성 인식…편광필름 대체
픽셀 단위로 정밀하게 제어…5년간 개발
삼성전자 갤럭시S26 울트라를 손에 쥔 채 살짝 옆으로 비틀자 상단에 뜬 팝업창이 어두워졌다. 모바일 업계 세계 최초이자 100% 삼성 독자 기술로 개발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이다. 사용자 선택에 따라 화면 전체가 아닌, 특정 알림창이나 비밀번호 입력란만 주변 사람이 보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 유튜브, 카카오톡 등 내가 감추고 싶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선택해 적용할 수도 있었다.
갤럭시S26 울트라에서 문자 메시지 알림창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모드를 활성화한 모습.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에서 내 스마트폰 화면을 주변 사람이 볼 수 없도록 시야각을 제한하는 기능이다. 김보경 기자
문성훈 삼성전자 부사장(MX 사업부 하드웨어 담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드웨어 관련 브리핑을 열고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개발 뒷이야기와 향후 계획에 관해 설명했다.
"스크린을 통한 정보 유출 막자" 개발 계기
삼성 자체 조사에 따르면 사용자의 절반 이상(56%)은 스마트폰 화면이 다른 사람에게 유출되는 것을 일종의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어깨너머 엿보기(Shoulder Surfing)'를 걱정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금융 앱을 접속해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회사 동료와 모바일 메신저로 의견을 나눌 때 어깨너머 엿보기를 통한 사생활 침해를 더욱 심각하게 우려했다.
갤럭시S26 울트라에서 문자 메시지 알림창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모드를 활성화한 모습.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에서 내 스마트폰 화면을 주변 사람이 볼 수 없도록 시야각을 제한하는 기능이다. 김보경 기자
이에 삼성전자 MX 사업부는 '스크린을 통한 정보 유출을 막아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문 부사장은 "고객들이 프라이버시 때문에 편광필름을 붙여 최고의 화질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그만큼 프라이버시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의 선호도에 따라 자유롭게 켜고 끄는 설정을 하면 더 큰 가치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했다.
기술 구현 원리는? '픽셀 단위'로 제어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사용자 주변이나 뒤에 있는 사람들이 폰을 볼 때는 어둡게 보인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러한 기술이 구현되는 원리는 픽셀의 정교한 설계와 구동에 있다. 픽셀은 내로우 픽셀(Narrow Pixel)과 와이드 픽셀(Wide Pixel)로 나뉜다. 내로우 픽셀은 빛을 수직으로 분출하고, 와이드 픽셀은 빛을 보다 넓은 각도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 모드에서는 이 두 가지 픽셀이 모두 구동해 모든 각도에서 선명하고 밝은 디스플레이 경험이 가능하다.
프라이버시 모드에서는 내로우 픽셀 위주로 구동하고 와이드 픽셀은 구동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정면에서는 밝고 선명하지만 정면을 제외한 상하좌우에서는 화면이 거의 보이지 않도록 시야각을 제한했다. 양옆의 시야각만 제한하는 일반적인 사생활 보호 필름보다 기능이 강화된 것이다.
문 부사장은 "픽셀 단위로 정교하게 구현해내고 성능을 안정화하는 과정을 극복한 후 상용화가 가능할 수 있었다"면서 "5년이란 세월 동안 고생했다. 내부에서 파티할 정도로 만세를 부르고 기뻐하는 엔지니어들이 많다"고 전했다.
"특허 피하기 힘들 것…당분간 갤럭시만의 경험"
사용자의 선호도에 맞게 모드 설정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진 점도 특징이다. 문 부사장은 "내가 보는 화면이 약간 어두워지더라도 정말 강력하게 타인에게 보여주기 싫을 때를 위한 '맥시멈 프라이버시 모드'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잠금 화면에서 패턴을 그리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만 프라이버시 모드로 자동 동작하게 설정할 수 있다"며 "앱 리스트가 쭉 뜨면서 은행 앱,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앱에서만 동작하도록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삼성만의 독자 기술로서 약 5년간의 연구 기간을 거쳐 개발됐다. 또한 다른 제조 기업에서 회피하기 어려운 수준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는 설명이다. 문 부사장은 "MX 사업부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해 개발을 시작했다"며 "각사가 특허를 따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특허를 피하면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다. 특허를 (타사에) 판매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되긴 쉽지 않고 그럴 계획도 없다"며 "당분간은 갤럭시만의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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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 고도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변 사람을 인식해 프라이버시 모드를 자동으로 켜고 끄거나, 특정 앱의 특정 영역에만 적용하는 방법도 있다. 문 부사장은 "내 주변 전파 신호가 깨끗하면 모드를 켜지 않고,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공공장소에 있다는 걸 자동으로 인지해 켜질 수도 있다"면서 "앱 개발사와 협력해 해당 앱의 특정 영역에만 적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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