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모래사막을 배경으로 한 영화 '듄' 시리즈의 실사판이 그리스에서 펼쳐졌다. 매년 봄이면 황사로 고생하는 한국처럼 그리스도 모래 폭풍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폭풍이 바다 건너 그리스까지 뒤덮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그리스 기상 당국은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모래 폭풍이 그리스 남부 지역을 덮쳤다고 밝혔다. 당국은 시민들에게 외출 시 주의를 당부했다. 그리스는 지난달 말부터 이미 황사에 휩싸인 상태다. 황사는 남유럽을 넘어 스위스, 프랑스 남부까지 번졌다.
어마어마한 황사 규모가 그리스 하늘을 바꿔놓기도 했다. 하늘은 주황색으로 변했으며, 아테네의 주요 유적지도 영향을 받아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현지 시민들이 공개한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외계 행성 같다", "지구 종말의 날 아니냐", "이런 날은 바깥으로 나갈 수 없을 것 같다" 등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사하라 사막의 모래는 산화철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붉은색을 띈다. 황사 영향권 안에 든 유럽 국가의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든 이유다. 이로 인해 대기질도 크게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막 폭풍의 영향을 심하게 받은 북아프리카 국가 리비아의 경우, 지역 대기질지수(AQI)는 128로 건강에 해로운 수준이었다. 통상 대기질지수 0~50을 양호, 51~100을 보통으로 분류하며 100을 넘어서면 민감군에 실외 활동 자제를 권고한다.
사하라 모래 폭풍은 매년 봄 지중해를 건너 남부 유럽으로 유입되지만, 올해의 경우는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기록된 사막 폭풍 이후 가장 심한 폭풍으로 평가된다.
그리스 당국은 호흡기 기저 질환이 있는 시민들에게 외출 자제 권고를 내렸다. 다만 리비아, 그리스 등은 24일 오후부터 모래 폭풍의 영향을 서서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