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령기자
제지·생활용품기업 깨끗한나라가 ‘반려동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사업인 백판지 부문 수요 침체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 시장에서 기존 제지 사업을 다각화해 동물이 사용하는 종이 용품을 내놨던 깨끗한나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비종이 부문에서도 반려동물 용품을 선보였다.
깨끗한나라는 지난달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포포몽’이 고양이들을 위한 ‘먼지제로 벤토나이트 고양이 모래’를 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7월 포포몽 론칭 당시 내놨던 펫티슈와 배변패드에 이어 고양이 모래를 세 번째 제품으로 선보이며 라인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포포몽은 발자국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포’(paw)에서 따왔다.
지난달 23일부터는 ‘국제 강아지의 날’을 기념해 한국헌혈견협회 정회원 등록자를 대상으로 포포몽 웰컴키트 증정 이벤트를 실시했다. 웰컴키트는 에코백과 펫티슈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에코백은 반려동물 사진으로 제작해 의미를 더했다.
펫티슈와 배변패드는 깨끗한나라가 과거에도 영위하던 기저귀·물티슈·휴지 등의 대상을 사람에서 반려동물로 넓힌 결과물이다. 제지·생활용품 제조기업으로서의 강점을 반려시장에서도 살려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펫티슈는 다른 반려동물 브랜드 제품에 비해 도톰하고 촉촉해서 잘 닦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배변패드는 높은 순간 흡수력 덕분에 옆으로 퍼지지 않는 데다, 타제품 대비 두꺼운 두께 및 논슬립 처리로 소형견에게 쓰기에 안심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 같은 반려동물 양육자들의 호평을 바탕으로 고양이 모래까지 만들게 됐다. 먼지제로 벤토나이트 고양이 모래는 천연 와이오밍산 벤토나이트 자연 원물을 사용하고, 최적의 블렌딩을 통해 강력한 응고력과 흡수력을 장점으로 갖고 있다. 모래 입자크기별 비율을 맞춰 고양이의 화장실 사용 편의성을 고려했다. 큰 입자의 단단한 응고력 덕분에 분진이 적고, 최신식 집진 공법을 적용해 공정 과정 중 발생하는 먼지를 최소화했다. 벤토나이트에 제올라이트를 추가해 탈취력도 높였다. 부드러운 촉감으로 고양이 발바닥은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
깨끗한나라가 반려동물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다.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업이익이 38억원이었는데 적자 전환한 것이다. 주력 사업인 백판지 부문의 업황 악화 및 원자재 값 상승 등이 원인이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저출산 현상으로 기저귀 수요 감소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려동물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여타 제지·생활용품 기업보다 앞서 이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자 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국내에서만 1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통해 2022년 8조원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를 2027년까지 15조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으로, 해당 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지난해 주주총회 결과 애완동물용품 제조 판매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며 “론칭 시 설정했던 목표액 9억원을 기점으로 매년 목표 매출액을 상향 조정하며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