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역대급 '폭락'…엔·달러 환율 한때 153엔 돌파

6월로 예상됐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마저도 후퇴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53엔을 돌파했다. 한때 153.24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1990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3.5%)이 시장 예상치(3.4%)를 상회한 영향이다. 이날 발표된 3월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 절반 이상은 오는 9월이 돼서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Fed가 조기에 금리를 낮출 거란 기대감이 줄어들어 엔화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당분간 축소되지 않고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얘기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가운데 BOJ가 당분간 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란 방침을 내놓은 점도 엔화 약세에 한몫하고 있다.

일본 당국이 엔화 매수, 달러 매도를 통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도 나오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시장은 일본 재무성이 외환시장을 개입할 수 있는 엔·달러 환율의 마지노선을 152엔으로 보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 9일 "과도한 움직임에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국제부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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