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법무부 출입국서비스센터에서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자진 출국신고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불법 취업 목적으로 입국한 말레이시아인 319명에게 허위 난민 신청을 알선하고 2억여원을 챙긴 말레이시아 국적 난민 A(남, 49세)씨가 구속됐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달 25일 서울 이태원에서 A씨를 체포하고 지난 3일 인천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지난해 11월경 서울에 일명 ‘마스터’로 불리는 브로커 A씨가 허위 난민 신청을 알선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2017년 7월 관광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왔다. 이후 같은 해 10월 난민 신청을 한 뒤 지난해 3월 난민으로 인정받아 국내에 체류 중이었다.
당국 조사 결과 A씨는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실제 불법취업 목적이나 관광을 빙자하여 입국한 말레이시아인 319명에게 1인당 60만원씩 받고, 가짜 난민신청 사유 및 허위 체류지 입증서류를 제공하면서 난민 신청을 하도록 알선했다.
또한 허위로 난민을 신청한 말레이시아인들이 체류 기간 연장 신청 시 필요한 임대차계약서 또는 거주·숙소 제공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20만원씩 받고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본인이 허위로 난민을 신청하도록 알선한 말레이시아인 B(남, 27세)를 가짜 난민 사유를 만드는 스토리 메이커 역할을 담당하도록 공범으로 끌어들였다. '채무 갈등으로 인해 사채업자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는 식의 난민 신청 사유를 허위로 만드는 식이었다.
이들은 난민 신청한 외국인들이 난민 불인정 결정을 받게 되는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하도록 해 국내에 장기 체류하게 하는 등 대한민국 난민신청 제도와 사법절차를 악용했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측은 "허위 난민신청자 뿐만 아니라 난민 브로커 등 난민제도를 악용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조사해 단호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