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보국' 일대기…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평전 출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스모폴리탄' 출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일화 등 담겨

#21세기를 앞두고 각국 항공사들은 서둘러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동맹체를 구성하고 노선을 공유하면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항공사 간 협력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 되는 시기였다. 1997년 5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을 중심으로 출범한 '스타얼라이언스'가 대표적이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은 당시 기존 동맹체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창설을 주도하기로 했다. 위기를 돌파하고 업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였다. 당시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고, 아메리칸항공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었다. 하지만 조 선대회장은 델타항공을 택했다. 그는 "노선망만 보면 아메리칸항공과 동맹을 맺는 게 맞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신뢰다"라며 "1994년부터 협업을 이어온 델타와의 믿음을 져버리면 안 된다"라며 강조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일대기를 그린 평전이 나온다. 조 선대회장의 경영철학과 신념을 세밀하게 풀고 스카이팀 결성,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등 각종 일화의 속사정이 담겼다.

한진그룹은 조 선대회장의 5주기를 맞아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추모제를 열고 그의 일대기를 담은 평전 '지구가 너무 작았던 코스모폴리탄'을 8일 공개했다.

이 책은 조 선대회장의 유년기부터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후 2019년 작고할 때까지 일생을 정리했다. 조 선대회장은 1974년 입사 후 1979년 미국 법인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뒤 정비담당이사, 자재담당이사, 시스템담당이사를 맡는 등 전 분야의 실무를 다뤘다. 평전은 이런 과정에서 나타난 조 회장의 '수송보국(輸送報國)' 신념과 '시스템경영론' 실천 사례를 세밀하게 풀었다.

집필은 미국 경제경영지 '포브스' 한국판 기자 출신인 이임광 전기작가가 맡았다. 그룹 관계자 및 지인의 증언을 통해 각종 일화를 소개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과 스카이팀 결성,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과 관련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일화와 조 선대회장의 취미인 사진 작품도 담겼다.

평전은 총 10개의 장(章)으로 구성됐다. 초반부에는 조 선대회장의 철학과 원칙을 다룬 ▲'함께해서 멀리 간 아름다운 코즈모폴리턴'과 인간적인 면모가 담긴 ▲따듯하게 조용하게, 식견과 결단을 조명한 ▲'같은 세상도 다르게 본 혜안의 앵글경영'이 배치됐다. 이후 ▲몰입의 기쁨을 만끽한 노력가 ▲얼리&딥 어답터 깊이의 경영공학자 ▲열공하는 기업, 공부 권하는 CEO ▲'기준과 원칙’ 작사가, ‘시스템경영’ 작곡가, ‘항공오케스트라’ 지휘자 ▲절대안전을 향한 도전, 무사고 기록의 비밀 ▲체육인을 사랑한 체육인 ▲평창의 승리를 이끈 열정의 민간외교가 등이 이어진다.

추천사는 조양호 선대회장과 교분이 두터웠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직접 작성했다. 손 회장은 "세계 항공 역사에서 조 선대회장과 같이 전문성과 지속가능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경영자는 없다"라며 "조 선대회장이 타계한 후에도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흔들림 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생전에 그토록 탄탄하고 정교하게 갖춰놓은 시스템의 위력을 보여준다"고 했다.

산업IT부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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