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윤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치고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을 앞질러 1위에 등극한 건 2021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 3년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선박 수주액은 136억달러(약 18조3500억원)로, 중국(126억달러, 약 17조원)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299억달러)의 45.5%에 달한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올해 1~3월 세계 수주 실적을 집계한 결과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K-조선 빅3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44.7%(수주량 기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 수주량은 449만CGT(표준환산톤수)로 중국(490만CGT)보다 소폭 낮다. 다만 전년 대비 한국은 32.9% 증가, 중국은 0.1% 감소한 수치로 한국 조선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3월 수주량만 보면 우리나라는 105만CGT로 중국(73만CGT)을 앞섰다. 선박 수출은 작년 7월 이후 8개월 연속 플러스 기록을 이어가면서 우리나라 수출 회복을 이끌고 있다.
그간 우리 조선산업은 탈탄소와 디지털 전환의 세계적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해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1분기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인 LNG선(29척), 암모니아선(20척)을 100%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제품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세계 선박 기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HD현대 조선 지주사인 HD은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43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탈탄소 게임체인저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이미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을 개발해 실제 선박에 이 장비를 탑재했으며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흡수와 재생, 광물화 연속 공정을 완수했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풍력 및 원자력(SMR) 발전 설비 등 미래 친환경 제품 개발과 디지털트윈 기반 자율운항 기술 등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카타르발 프로젝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발 대형 프로젝트에 힘입어 수주액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카타르 발주에서 15척을 약 4조6000억원에 수주했고, 한화오션은 같은 기간 8척을 약 2조5000억원에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조선 3사 중 가장 먼저 카타르 2차 프로젝트 수주를 따냈다. 17척으로 약 5조3000억원에 달한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제1독(dock)에서 대형 LNG운반선 네 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산업부는 10여년 만에 되살아난 조선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K-조선 차세대 선도전략’을 발표했고 올해 3월에는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를 발족했다. 민관 원팀으로 향후 5년간 9조원을 투자해 초격차 기술 확보, 국내 인력 양성, 외국인력 도입 등 조선산업 당면 과제에 속도감 있게 대응하고 있다.
산업부는 올해 ‘7000억달러(약 945조원) 수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선산업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올해 상반기에는 ‘K-조선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중소조선소의 경쟁력 강화와 조선 기자재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규제샌드박스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선 신산업을 주력 수출 품목으로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