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미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는 백악관 출입 기자들이 기내 물품을 무단으로 가져가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당국이 기내 점검을 한 결과 베갯잇, 유리잔, 금테 접시 등 에어포스원 로고가 새겨진 일부 물품이 분실된 것을 발견한 데 뒤이은 조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백악관출입기자단(WHCA)이 지난달 출입 기자들에게 에어포스원의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 금지돼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WHCA는 "이런 행위가 대통령 동행 취재단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한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WHCA의 경고는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을 타고 미 서부를 방문하는 일정을 마친 후 당국이 실시한 기내 점검에서 일부 물품이 사라진 사실이 발견되면서 나오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라진 물품에는 에어포스원 로고가 새겨진 베갯잇, 유리잔, 금테 접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는 기자들은 기념품으로 대통령 직인이 새겨진 초콜릿 패키지를 받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기자들이 포크·나이프 등 식사 용구나 수건 등 에어포스원 로고가 박힌 물품을 기념품 삼아 가져가는 것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소리(VOA)의 백악관 출입 기자인 미샤 코마도프스키는 BBC에 "자신도 에어포스원 로고가 새겨진 종이컵을 가져온 적 있다"며 "이를 모으기 위해 누군가를 곤란하게 하거나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버리는 걸 잊어버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이 있는 유명 브랜드의 초콜릿 상자를 갖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하늘의 백악관'이라고 불린다. 암호화 통신과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대통령이 지상에서와 똑같이 집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370㎡에 달하는 3층 구조의 내부에는 회의실, 집무실, 침실, 식당, 수술대를 갖춘 의무실은 물론 언론·VIP·비서진 등을 위한 지정 구역까지 갖춰져 있다. 보통 대통령은 비행기 앞부분에 앉으며 기자단 자리는 뒤쪽에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