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이성민기자
정동훈기자
최서윤기자
'재계의 거목'이었던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장에는 정·재계를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 마지막 날인 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조 명예회장 빈소에는 고인과 인연이 깊은 인사들이 아침부터 발길을 이었다. 이날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아들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과 함께 조문했다. 박 회장은 "(고인과) 원래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빈소를 찾았다. 반 전 총장은 "(제가) 후배지만 그동안 협조를 많이 해 주시고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특히 한미 경제에 상당히 큰 역할을 많이 하셨다"면서 "정부가 경제 지도자들하고 긴밀하게 상의하고 협조해 나가고 또 경제계를 격려도 하고, 경제계에서도 정부의 정치, 안보 문제에 기여하는 것은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런 분 중에 한 분이 조석래 회장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이재현 CJ 회장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조문이 진행된 주말 동안에도 많은 이들이 고인의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범 효성가와 사돈지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전날(31일) 빈소를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제 대통령 재임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하시면서 기업들 투자 일으키고 많은 일을 하셨다"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을 때니까 전경련의 회장이 인솔해서 기업인들이 그때 많이 협조했다"고 말했다.
장례 첫날인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장례식장을 찾아 30여분간 머물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회장은 어머니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조문했다. 삼성과 효성 일가는 창업주 때부터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은 효성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과 공동출자 해 무역업체인 삼성물산공사를 설립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부인 정지선씨와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 회장은 "좋은 분이었다"며 "좋은 곳으로 잘 가시길 바란다고 (유족을) 위로했다"고 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같은 날 조문한 뒤 "재계에서 존경 많이 받으셨던 분인데 (돌아가셔서)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협의회 의장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부자·형제간 갈등을 빚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도 장례 첫날 아버지 빈소를 찾았다. 조 전 부사장은 빈소를 지키고 있던 형 조현준 회장과 동생 조현상 부회장과 마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조 전 부사장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 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 등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고소·고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