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요즘 한국인들, 돌과 사랑에 빠진 이유'

WSJ, 한국서 돌멩이 키우는 반려돌 유행 주목
"가장 긴 노동시간 견디는 한국인들"
"변하지 않는 고요함 찾아 돌 키워"

한국인들 사이에서 최근 돌멩이를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반려돌(Pet Rocks)'이 유행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과로한 한국인들이 반려돌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반려돌' 유행에 대해 소개했다.

WSJ은 "(한국인들은) 산업화 국가 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견디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이 변하지 않는 고요함을 찾아 돌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회사 연구원인 30세 이모씨는 WSJ을 통해 "종종 직장에서의 힘든 일을 돌에게 털어놓는다"며 "물론 무생물인 돌이 내 말을 이해할 순 없지만, 마치 반려견에게 말하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33살 구모씨는 반려돌 '방방이'를 산책이나 운동을 하러 갈 때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며 "이 돌이 지금의 상태가 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견뎠을 것이라는 사실에서 일종의 평온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룹 TXT 멤버 휴닝카이가 공개한 반려돌. [이미지출처=위버스·연합뉴스]

매체는 반려돌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가 아이돌과 연관 있다고 봤다. 2021년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신이 기르는 반려돌을 직접 공개하면서 관심을 끌게 됐다는 분석이다.

반려돌을 취급하는 한 국내 업체 대표는 한 달에 반려돌 주문이 150~200개 들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본적인 회색 돌 외에 분홍색 장미석영(로즈쿼츠) 등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돌을 반려동물처럼 키운다는 개념은 한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1975년대 후반 미국에서는 한 광고회사 중진이 작은 돌을 상자에 담아 선물처럼 판매하는 '펫락'(Pet Rock)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다만 당시 미국에서는 펫락이 선물 받는 사람을 놀리려는 일종의 장난처럼 유행했던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고요함과 정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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