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기자
최영찬기자
'이종섭 호주대사 귀국',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거취'와 관련해 불거진 당정 갈등이 총선 리스크로 번질 조짐을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사의 귀국과 황 수석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22일 앞두고 이번 사안이 특히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대통령실의 결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사의 즉시 귀국과 황 수석 자진 사퇴를 언급한 한 위원장의 발언이 당의 입장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9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필요한 결단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이미 드렸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면서 다소 강경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여론 때문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4주 만에 30%대로 내려갔다는 여론조사가 나왔고, 국민의힘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0%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8.6%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 조사보다 1.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4%였다.
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보다 하락 폭이 컸다. 지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국민의힘이 4.0%포인트 내린 37.9%, 민주당이 2.3%포인트 하락한 40.8%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 및 정당 지지도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4.2%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조차 위기감을 느껴 대통령실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한 김경진 국민의힘 전 의원은 "(지역구 민심이) 안 좋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게 수용이 만약에 안 된다면 대통령실은 행정부 운영의 동력을 많이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건곤일척의 승부를 지금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 점들을 모두가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각종 여론조사 지표는 정부심판론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나름대로 이유도 있고 억울함도 있을 것이지만 육참골단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서울 종로)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