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발탁 여진…축구팬들, 온라인서 태국전 보이콧 운동

정몽규 축협 회장 사퇴 등 요구

황선홍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이른바 '탁구 게이트'의 주인공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국가대표로 선발한 가운데 축구 팬들 사이에서 '온라인 태국전 보이콧'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축구선수 이강인(왼쪽)과 손흥민(오른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2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이 올린 태국전 예매 안내 게시물과 대표팀 명단 안내 게시물에는 보이콧 주장을 담은 축구 팬들의 댓글이 지속해서 달리고 있다. 이들은 '정몽규 OUT(퇴출)' '가지 않습니다' '보지 않습니다' 등의 해시태그를 달며 정몽규 회장 사퇴와 축구협회 쇄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다수 축구 팬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부터 퇴출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축구협회의 비정상적인 운영을 지적하며 정 회장의 '책임지는 자세'가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같은 날 축구 유튜브 채널 '4231' 운영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는 21일 열리는 태국전 경기 관람을 보이콧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경기 관람 보이콧을 촉구하는 포스터 형식의 이미지까지 만들어 공유했다. '4231' 운영자는 "축구협회장 정몽규는 본인의 사익을 위해 선수들을 벼랑 끝에 내몰아 왔다. 선수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을 위해 이젠 우리가 대신 행동한다"며 "(태국전 관람석) 자리를 비워달라. 선수들의 행복과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정몽규는 자리를 나가고 관객들은 자리를 비워달라. 여러분들의 하루 직관(직접 관람) 즐거움에 선수들의 30년이 무너질 수 있다"고 촉구했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좋아요' 1만여개를 받았다.

축구 유튜브 채널 '4231'이 제작한 태국전 보이콧 포스터 이미지. [이미지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지난달 영국 매체 더선이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동료들과 언쟁을 벌이다가 손가락 탈구를 당했다"고 보도하며 이른바 '탁구 게이트' 논란이 알려졌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사실을 인정했고, 저녁 식사 후 탁구를 하러 간 어린 선수들을 손흥민이 지적하자 언쟁이 시작돼 몸싸움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이 소동으로 손흥민은 오른손 중지와 약지가 탈구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강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했으며, 영국 런던으로 손흥민을 찾아가 직접 사과했다고 알렸다.

이 가운데 11일 황 감독은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태국과의 2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포함해 이강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주축 선수가 그대로 포함됐다. 이강인이 최소한의 징계 조치도 없이 다시 대표팀에 승선하자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진 것이다. 하지만 황 감독은 "손흥민은 이강인을 안고 화합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내 선수 생활 경험에 비춰봤을 때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운동장에서 최대한 빨리 푸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보이콧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은 "회장 퇴진 운동에는 동참하겠지만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응원하는 게 맞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단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관중석을 비우는 데에는 반대하고 있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