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엔 중국산 자동차를 콕 집어 2차 무역 전쟁을 예고했다. 또 가상화폐와 비트코인을 금지하지 않겠다면서 2030 유권자 잡기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의 프로그램 '스쿼크 박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관세를 굳게 믿는다"며 관세가 경제적 측면은 물론 다른 나라와 교역하는 데도 이득이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 관세를 추가로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대중국 관세율을 6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자신이 철강에 부과한 고율 관세가 미국 철강 산업을 구했다며 "다른 나라에 경제적으로 이용당하고 있을 때 관세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철강 분야에서 우리를 이용하고 있었다"며 "중국산 철강이 수입될 때마다 50%의 세금을 부과하자 철강 업계 모든 종사자가 나를 보면 울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타깃으로는 자동차를 지목했다. 그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은 미국에 자동차 공장을 세우고, 미국 직원을 고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에서 자동차를 가져오고 싶지 않다. 미국 노동자를 사용해 중국이 만든 자동차를 미국에 가져오고 싶다"고 말했다.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약 30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지난 1월 생산량은 전년 대비 50% 늘었다.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 중국은 미국의 보스다. 우리가 중국의 자회사인 것과 마찬가지"라며 "관세에 대한 전제는 매우 간단하다. 우리에게 경제적으로 좋으며, 우리 기업을 다시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발 무역전쟁은 이미 예고돼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관세 회피를 위해 중국 기업들이 대거 멕시코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 크리스 로저스 S&P 글로벌 공급망 연구 책임자는 중국 대형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가 이미 멕시코 공장 설립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 사용을 단속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선거 자금 모집을 위해 트럼프 브랜드 운동화를 출시한 사례를 언급하며 "많은 신발(트럼프 운동화)이 새로운 통화로 지불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 시점에서 그것을 빼앗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화폐 측면에서 자신을 '전통주의자'로 정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하나의 통화를 원하고, 달러를 원한다고 말해왔다"며 "사람들이 달러를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이날 7만2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틱톡 금지법안을 지지하는 바이든 대통령과는 대립각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이 없으면 페이스북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 나는 페이스북을 '인민의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 이후 대선 사기 주장을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틱톡을 금지하려고 했지만 이번엔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는 틱톡에 대한 국가 안보와 데이터 프라이버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틱톡은 좋은 점도 많고, 나쁜 점도 많다"고 밝혔다. 또 "틱톡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틱톡 없이는 미쳐버릴 어린아이들이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