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협상대표에 이태우 前총영사…조기착수 공식화

외교부, 국방부, 기재부로 대표단 꾸려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에 협상 조기착수

이태우 제12차 SMA 협상대표 (사진=외교부 제공)

정부는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 대표로 이태우 전 주시드니총영사를 임명했다고 외교부가 5일 밝혔다.

이 전 총영사는 북핵외교기획단장, 북미국 심의관, 주미국대사관 참사관 등을 역임한 직업 외교관이다. 외교부는 "한미동맹의 다양한 분야에 걸친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대표단은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등 소속 관계관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방위비 분담 협상 대표가 임명된 만큼 한미 간 차기 SMA 협상은 조기 착수가 공식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SMA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이 부담할 금액을 규정하는 협정이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적용되는 11차 SMA는 2021년에 타결됐다.

아직 11차 SMA 종료 기한이 2년 정도 남았기 때문에 차기 SMA를 위한 협상 착수 시점이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이를 두고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한국에 분담금을 기존의 5배 이상 인상하라고 요구한 전례가 있다. 당시 협정은 파행을 거듭한 끝에 조 바이든 행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뒤에야 겨우 타결됐다.

다만 정부는 조기 착수가 트럼프 재집권 여부와는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방미한 한국 고위 당국자는 "보통 협상에 1년 이상 걸린다"며 "대선에 상관없이 타임 프레임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