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기자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략공천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해 "친문(친문재인) 죽이기"라고 비판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역할론을 언급했다. 만약 민주당이 4·10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문 전 대통령이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설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문 전 대통령은 워낙 점잖은 분이고 대통령 임기가 끝나 물러나신 분이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앞장서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하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총선이 끝나면 민주당을 수습하는 데 많은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전날 임 전 실장이 아닌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서울 중·성동갑에 공천된 것과 관련해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전 전 위원장은 훌륭한 분이지만 비례대표 혹은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게 맞다"며 "전 전 위원장을 거기다 넣는 것은 임종석 죽이기, 친문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친문을 다 죽일 수는 없으니까 윤건영 의원 한 명 정도는 살려놓고 나머지는 그냥 다 정리하겠다는 속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주문한 '명문 정당'을 언급했다. 명문 정당은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이름에서 한자씩 딴 것이다.
설 의원은 "혹자는 이재명과 문재인 당을 만들라는 의미로 해석하는데 문 전 대통령이 본인을 내세우는 분은 아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명문 정당, 좋은 정당을 만들어달란 말씀"이라며 "힘을 합쳐 윤석열 대통령이 끌고 가는 부분에 대항하고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이 대표는 지금 '아니다, 내가 하면 다 된다'고 오판하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이 간곡히 그렇게 하라고, 틀을 짜라고 주문했는데 임 전 실장을 잘라버리면서 '나 당신 말 못 듣겠습니다'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청산론'이 힘을 얻는 상황에서 86세대의 대표 주자인 임 전 실장을 공천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에는 "국민의힘 논리일 뿐 민주당은 정반대"라고 답했다. 설 의원은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오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장본인들인데 뭘 잘못했다고 그렇게 폄하하고 공격하느냐"라며 "그건 국민의힘과 과거 전두환·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내세우는 논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