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한인 일가족 사망' 유력 용의자 체포…사건발생 태권도장 사범

용의자로 지목된 40대 태권도 사범
"10대 때부터 태권도 선수로 활동해왔다"

호주 시드니의 한 태권도장에서 발생한 한인 일가족 사망사건과 관련해 현지 경찰이 해당 태권도장 사범을 살인 용의자로 체포했다.

21일(현지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시드니 서부 지역에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49세 한인 남성 유모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 씨는 지난 19일 오후 11시 50분께 가슴과 팔, 배에 자상을 입고 시드니 서부 웨스트미드 병원에 나타났다. 이를 수상히 여긴 병원 관계자는 경찰에 신고했고, 유 씨는 "노스 파라마타에 있는 한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공격받았다"고 진술했다. 현재 유 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노스 파라마타 인근 볼컴 힐스의 한 주택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39세 남성 조모씨를 발견했다. 또 이날 낮 12시 30분께 노스 파라마타에 있는 한 태권도장에서 41세 여성과 7세 남자아이의 시신도 함께 발견했다.

40대 여성과 7살 남자 아이의 시신이 발견된 시드니 태권도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구글 지도]

경찰은 사망한 이들이 조 씨 부부와 그들의 아들이며 이 아이는 해당 태권도장에 다니고 있어 조 씨 가족과 유 씨가 서로 알고 있는 관계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끝에 이 사건들이 모두 연관돼 있으며 병원에서 치료 중인 유 씨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유 씨의 단독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살인 혐의로 기소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5시 30분∼6시 30분 사이 태권도장에서 유 씨가 여성과 아이의 목을 졸라 살해했고, 이후 볼컴 힐스에 있는 조 씨의 집으로 이동해 조 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역 이웃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역 주민인 이비 부파사는 "볼컴 힐스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인데 사건 소식을 듣자 매우 무서웠다"며 "아이가 정말 안타깝다. 온 가족이 목숨을 잃었다니 안타깝다"고 했다.

또 다른 지역주민은 한인 일가족 사망 사건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 주민은 "이곳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며 "슬프고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또 사망한 일가족과 일면식이 있다고 밝힌 한 시민은 "(피해자) 부부가 매우 친절하고 유머러스했으며 어린 아들을 사랑했다"고 했다.

한편 용의자로 지목된 유 씨는 10대 때부터 NSW주에서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으며, 한국과 호주에서 열린 여러 태권도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들은 유 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슈2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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