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기자
인공지능(AI)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AI 칩의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주요 반도체 업체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패키징을 통해 칩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패키징은 각기 다른 반도체를 한데 묶어 칩셋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패키징 분야로 투자가 증가하면서 검사 장비 업체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검사 면적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다층 검사, 미세화 검사 등이 필요해지면서 반도체 패키징 검사 장비 수요가 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텍플러스는 이달 들어 22.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8.4% 오른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은 14%포인트에 달한다.
인텍플러스는 컴퓨터를 사용해 이미지나 비디오로부터 정보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머신 비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검사 대상의 표면 형상에 대한 영상 데이터를 획득, 분석 및 처리하는 2D·3D 자동 외관 검사 장비 및 모듈을 개발해 판매한다. 머신 비전 기술을 이용한 외관 검사 장비는 전기, 전자, 기계, 물리, 화학, 광학 등 다양한 학문적 기초가 요구되고 수천개 부품의 시스템적 통합을 위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은 적층하는 패키징 방식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며 "국내 반도체 고객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패키징 기술인 아이큐브(I-Cube)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첨단 패키징과 관련해서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인텍플러스는 지난해 하반기에 관련 검사장비를 납품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TSMC는 첨단 패키징 기술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CoWoS 패키징 공정 효율을 높이고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CoWoS 패키징 공정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2배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텍플러스는 대만 반도체 업체로 장비를 납품한 경험이 있다. 검사장비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업체의 증설 투자는 HBM, 패키징, 선단공정 등 AI 관련 특수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며 "인텍플러스 반도체 외관 검사 장비 사업부의 비메모리향 실적이 북미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앞으로 고객사 다변화를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인텍플러스가 매출액 1300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75.4%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권 연구원은 "수주잔고 추이를 보면 연간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2022년을 웃도는 규모"라며 "신규 고객사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는 데다 반도체 패키징 관련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인텍플러스는 지난해 11월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각 0%인데다 전환가액은 4만798원으로 발행 당시 주가보다 높았다. 발행 조건이 인텍플러스에 유리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높은 기대치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