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상장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네이버와 네이버웹툰 측은 미국에서의 기업공개(IPO)에 대해서 특별한 입장을 내놓고 있진 않지만, 상장을 위한 전제조건을 하나둘 충족시키며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미국 완전모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서비스 개발 및 운영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네이버웹툰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모회사다. 네이버는 웹툰 엔터테인먼트 지분 71.2%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뉴욕 증권거래소 혹은 나스닥 시장 중 어떤 시장에 상장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르면 올해 6월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미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선 예상 기업 가치로 30억~40억 달러(약 4조~5조3400억원)를 예상하며 기업공개를 통해 5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이버와 네이버웹툰 측은 상장 과정에 대해선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장을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준비하는 모양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2022년 말 기준 자산 총액은 1조3566억원, 자본은 1조3194억원이다. 유통 주식 수는 323만주를 웃돌고 있다. 자본과 유동주식 수 등에선 뉴욕 증권거래소(자본 400만달러 이상·유동주식 1500만달러 이상)와 나스닥 시장(자본 500만달러 이상·유통 주식 100만주 이상)의 상장 기준을 이미 충족하고 있다.
웹툰 부문의 흑자전환이라는 상장을 위한 전제조건도 충족했다. 네이버는 마케팅비 효율화와 핵심 서비스 및 지역 집중을 통해 웹툰이 2022년 4분기 202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6억원 흑자로 개선됐다고 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네이버 사내독립법인(CIC)에서 별도법인으로 분사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이 외에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소규모 인력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도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40여명에 대해 해고를 통보했다. 이는 전체 직원 중 3%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 실적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소폭 구조조정을 단행하자 시장에선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전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경쟁사의 등장으로 인해 상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로버트 리와 자스민 류 연구원은 "애플과 아마존의 웹툰 코믹 분야 진출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사업 성장 전망이 둔화해 IPO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