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영월 분덕재동굴'과 '영광 불갑사 산지 일원'이 자연유산으로 관리된다. 문화재청은 두 곳을 각각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과 명승으로 지정했다고 19일 전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체계적인 보존·관리·활용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영월 분덕재동굴은 국내에서 네 번째로 긴 석회암 동굴이다. 2020년 영월읍과 북면 경계에서 분덕재터널을 공사하다 발견됐다. 바로 보호 조치가 내려져 보존상태가 매우 우수하다. 기초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길이는 1810m다. 곡석, 석화, 종유관 등이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넓게 분포해 있다.
곡석은 대체로 가는 실처럼 이리저리 뻗어 있다. ‘ㄱ’, ‘ㄴ’, ‘계단’ 등 다양한 모양으로 확인된다. 문화재청 측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종유관은 빨대 모양이다.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로 만들어졌는데 길이가 3m에 달한다. 곳곳에는 석순도 널려있다. 하나같이 물방울 속 석회질 물질이 바닥에서 위로 자라나며 생성됐다.
영월 분덕재동굴은 이 밖에도 석주(돌기둥), 종유석 등 동굴생성물과 용식공(동굴 내부로 스며든 지하수의 용식작용으로 형성된 종 모양 구멍), 포트홀(강바닥을 따라 이동하는 자갈들이 강바닥의 오목한 부분에서 회전하면서 암반을 깎아 생긴 구멍), 건열(불규칙한 다각형 모양의 퇴적 구조) 등 규모가 작고 미세한 기복을 가진 지형이 다수 분포해 학술·교육 가치가 뛰어나다.
영광 불갑사 산지 일원은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역사·인문학적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이다.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는 불갑산과 오랜 연혁을 간직한 천년고찰 불갑사가 조화를 이룬다. 문화재청 측은 "'불교사찰 중 으뜸이 된다'라는 뜻의 불갑사(佛甲寺) 명칭이 주는 상징성과 일원의 수많은 불교 문화유산이 가치를 더해준다"고 설명했다.
인근에는 지는 해를 공경히 보낸다는 의미의 전일암(餞日庵)과 바다를 배경으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는 해불암(海佛庵)가 있다. 하나같이 아름다운 서해 낙조를 조망하는 명소로서 뛰어난 경관적 가치를 자랑한다. 천연기념물인 참식나무 군락지(영광 불갑사 참식나무 자생북한지)와 영광군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상사화 군락지도 있어 생태·학술적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