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지은기자
정부가 이달 말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를 결국 연장했다. 국제유가의 불안정한 흐름에 국내 휘발유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자, 새해 들어 2%대로 둔화된 물가가 다시 3%대로 상승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이런 결정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9일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개월 추가 연장하는 내용의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코로나 시기였던 지난 2021년 처음 도입됐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는 8차례나 연장되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11월 12일부터 2022년 4월 30일까지는 인하 폭이 20%에 달했고, 같은 해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인하 폭이 30%로 늘어났다.
이후 같은 해 7월부터는 인하 폭이 37%로 확대됐고, 2022년 말까지 37%의 인하 폭이 적용됐다.
그러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휘발유에 대해서만 유류세 인하 폭이 25%로 변경됐고, 경유 등 나머지 유류에 대해서는 37%의 인하 폭이 유지됐다. 인하 전 각각 리터(ℓ)당 820원, 581원, 203원이었던 유류세는 현재 615원, 369원, 130원으로 인하 전 대비 리터당 205원, 212원, 73원 경감됐다.
유류세 인하 연장은 이달 초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서도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최 부총리는 지난 2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1월 소비자물가가 2.8%를 기록했지만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 부총리는 16일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최근 국제 유가, 국내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유류세를 인하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세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라고 밝혔다.
휘발유, 경유 등 국내 유류 가격에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의 경우 이달 들어 간간이 배럴당 70달러 선으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80달러 초반대를 유지 중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설 직전인 지난 9일 배럴당 81.02달러를 기록했으며, 13일에는 81.90달러, 14일에는 82.45달러까지 올랐다. 15일에도 80.57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역시 15일 기준 82.86달러로 이달 기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텍사스유(WTI)는 78.03달러로 이 역시 이달 들어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