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진기자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3개월 만에 반등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2% 올랐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넉 달 연속으로 오르다가 11월(-4.4%)과 12월(-1.7%)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다시 반등했다.
수입물가가 상승한 건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른 영향이다. 두바이유가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77.33달러에서 올해 1월 78.85달러로 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평균환율은 1303.98원에서 1323.57원으로 1.5% 올랐다.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 중동·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에 따라 유가가 오르고 미국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가 환율에 반영된 결과다.
수입물가는 원재료가 3.5% 오른 가운데 중간재도 1.6%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1.2%, 1.8% 상승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원재료는 광산품(3.7%)을 중심으로, 중간재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3.7%)와 석탄·석유제품(2.7%)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3.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7% 올랐다.
수출물가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더불어 컴퓨터·전자·광학기기가 오르며 수입물가와 함께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는 농림수산품이 전월보다 0.4% 상승한 데다 공산품도 3.2% 오른 영향이다. 공산품의 경우 컴퓨터·전자·광학기기가 7.4%, 석탄·석유제품이 4.2%, 화학제품이 2.3% 상승했다.
세부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시장 회복에 따라 디램(DRAM)은 17%, 시스템반도체는 16.9% 올랐다. 유 팀장은 "고사양 반도체, 디램의 수요 확대와 생산업체들의 재고조정 노력 등으로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며 "반도체의 경우 전월 대비로 6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으며, 전년 동월 대비도로 19개월 만에 올랐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수출 물가는 전월보다 각각 0.8%, 1.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