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이번 설 시조카들 세뱃돈을 두둑히 챙겨주고도 자신의 아이들은 시누이로부터 세뱃돈을 받지 못했다는 올케의 사연에 누리꾼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몇 살까지 세뱃돈을 줘야 하는지를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뱃돈을 못 받았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이번 설 시누이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줬는데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적었다.
구체적으로 A씨는 설을 맞아 중학생 1명, 고등학생 1명인 시누이의 아이들에게 각각 10만원, 20만원을 세뱃돈으로 챙겨줬다. 반면 대학생 1명, 사회초년생 1명인 A씨의 자녀들은 시누이로부터 세뱃돈을 단 1원도 받지 못했다는 게 A씨의 얘기다.
A씨는 "사회초년생인 큰 애는 안 줘도 되지만 대학생인 둘째한테는 액수를 떠나 만 원 한 장이라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성인이니까 아예 안 주는 게 원래 맞는 건지는 몰라도 서운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랑 말로는 우리 애들은 다 컸으니까 안 받는 거라고 하는데 시누이 아이들은 신생아 때부터 우리가 챙겨줬었다"며 "저희 애들은 어릴 땐 어리다고 세뱃돈 안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다른 집은 대학생들 세뱃돈 어떻게 하냐"며 누리꾼의 의견을 구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은 "다시 돌려받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줘도 아깝지 않은 만큼만 시조카들에게 주면 된다", "고등학교 졸업하면 성인이니 안 줘도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세뱃돈이라는 게 원래 돌고 도는 거다. 받는 만큼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의 성의 표시는 해야하는 것", "세뱃돈을 아예 안 준 시누이가 진짜 개념 없는거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차라리 이렇게 세뱃돈으로 왈가왈부할 거면 이런 문화를 없애는 게 맞지 않느냐"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고물가 시대에 최근 온라인상에서 '세뱃돈 연령' 논쟁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20∼40대가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편의점 CU는 자체 커머스앱인 포켓CU에서 진행한 관련 설문조사에서 '취업 전까지 세뱃돈을 준다'는 답변이 3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9일 밝혔다. 이어 '미성년자는 모두 준다'(30.4%), '나이와 관계 없이 세배만 하면 모두 준다'(18.4%), '어린이까지만 준다'(6.7%) 등의 순이었다. 2.1%는 '많이 버는 사람이 적게 버는 사람에게 준다'고 답했다. 답변의 양상이 세대별로 뚜렷하게 나뉘었다.
취업 전까지 준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48%는 20대였다. '취업준비생' 비중이 높은 20대의 희망 섞인 반응으로 풀이된다. 30대에서는 많이 버는 사람이 적게 버는 사람에게 준다는 응답(39%)이 많았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안정적인 40대는 미성년자는 다 준다는 답(44%)이 다수였다. 앞서 롯데멤버스가 지난달 20대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슷한 설문조사에서는 69.4%가 '대학생 또는 고등학생까지 세뱃돈을 줘야 한다'고 답했다. '취업 전까지'는 16.5%였고 '결혼 전까지'가 5.1%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