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공사 기간만 4년, 축구장 64개 크기인 인천 영종도 46만1661㎡ 부지에 리조트가 들어섰다. 카지노와 워터파크, 호텔과 아레나, 마이스와 쇼핑몰을 갖춘 모히건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지난해 11월 30일 개장 후 시설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오픈하며 올해 상반기 전면 개장을 앞두고 있다.
3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개장한 인스파이어는 1분기 중 그랜드 오프닝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엔 한국관광협회 중앙회가 관리하는 호텔 등급 평가에서 5성급 호텔 등급을 획득하며 본격적인 고객 유치에 나선 인스파이어는 카지노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를 표방한다. 지금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아레나와 워터파크, 그리고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무장한 오로라를 기반으로 가장 핫한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메인 로비인 '호라이즌 라운지'를 지나 150m 길이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에 도착하자 촬영을 위해 모여든 인파가 일제히 고개를 들고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22K 고해상도 LED로 제작된 천장과 복도 벽면을 장식한 초고화질 화면은 정시와 30분마다 실제 아쿠아리움을 옮겨놓은 듯한 'Under the Blue Land' 미디어 쇼를 선보인다. 쇼의 백미인 혹등고래가 등장하자 곳곳에서 감탄이 쏟아질 만큼 몰입감이 상당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경한(43) 씨는 "고래가 천장을 지나는 '오로라' 영상을 SNS에서 보고, 현장에서 직접 보고 싶어 가족과 방문했다"고 말했다.
쇼가 끝나면 환상적인 숲과 바다를 테마로 한 영상이 나온다. 해당 콘텐츠는 국내 최대 실감 콘텐츠를 갖춘 아르떼 뮤지엄을 제작한 현대퓨처넷과 인스파이어가 함께 제작했다. 1분기 중 미디어아트 전시 공간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오로라를 지나면 156개 LED로 만들어진 샹들리에가 내려오는 관객 대기 공간 로툰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총 7개 테마를 선보이는 화면은 아레나 공연에 맞춰 아티스트 공연 시 사인월, 포토존 등으로 꾸며져 관객 만족도가 높은 공간이다.
곧바로 이어지는 아레나는 카지노를 이용할 수 없는 국내 방문객이 가장 관심을 갖는 장소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국내 최초 다목적 실내 공연장으로, 최첨단 음향 설비와 무대 시설을 갖췄으며 최대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직접 좌석에 앉아보니 다른 공연장 대비 좌석 단차가 높아 앞 좌석 관람객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고, 뒷줄에 앉더라도 무대 중앙이 시야에 들어오는 차별점이 느껴졌다.
천장도 일반 공연장과 다른 구조를 갖췄다. 100t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바둑판 설계로 180개 포인트 어디든지 스피커를 비롯한 다양한 장비를 설치할 수 있다. 기존 국내 체육관 시설의 천장이 최대 40t의 장비 하중을 견디는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설계로 공연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랙박스 극장처럼 1층 객석이 가변적인 점도 눈에 띈다. 일반 콘서트에 사용되는 T자 돌출형 무대를 설치할 경우 1만379석을 쓸 수 있다. 센터에 무대를 둔 360도 콘서트의 경우 1만5000석가량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다. 무대의 크기에 따라 1층에서 약 4000석의 관객석을 조정할 수 있어 콘서트를 비롯해 e스포츠, 실내 스포츠, 마이스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아레나 관계자는 강조했다.
리조트 곳곳에서 가운을 입고 돌아다니는 투숙객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소프트 오프닝 기간 중 객실 투숙객에게 워터파크 무료 이용을 제공하고 있어 목격한 진풍경이었다. 유리 돔 형태의 실내 워터파크인 '스플래시 베이'는 현재 부분 개장 중인데도 신도시 엄마들 사이에선 명소로 떠올라 현장에도 가족 단위 이용객이 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또한, 엄마들이 기대하는 키즈 실내 놀이시설은 2분기 오픈 준비 중이다. 오는 봄부터는 야외 공간 ‘디스커버리 파크’도 개장하는데, 리조트를 끼고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은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공원을 지향해 미로 공간, 산책로, 숲길, 선셋 바 등 전 연령을 아우르는 콘텐츠로 채워질 예정이다.
'5성급 호텔 등급'을 획득한 호텔도 인기가 높다. 숲, 바다, 태양을 콘셉트로 각기 다른 3개 동으로 운영되는데, 각각 카지노, 마이스, 휴양을 테마로 전체 1275개 객실로 이뤄져 있다. 마이스 시설인 실내 홀은 최대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로 현재 외국기업의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고 리조트 측은 설명했다.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 최초로 개장한 ‘마이클 조던 스테이크 하우스’를 비롯해 10여개의 직영 레스토랑이 운영 중이며, 총 18개 식음 매장이 1분기 중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미디어 데이에서 첸 시 모히건 인스파이어 대표는 "현재까지 총 436만㎡(132만평) 전체 부지 내 10분의 1 수준이 개발됐으며, 전체 4단계에 걸쳐 오는 2046년 완공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1분기 중 진행할 그랜드 오프닝은 4단계 중 1-A단계를 마친 단계다.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전체 사업비 6조원을 투입해 2단계 테마파크를 비롯해 4단계까지 공사가 마무리되면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 리조트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인스파이어가 다양한 시설을 통해 호텔 휴양에 선택지를 넓혀 관련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접근성과 순차 공개 중인 시설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숙제로 보인다. 로비에서 만난 투숙객 강 모 씨(35)는 "라스베이거스처럼 상설 공연이 있는 게 아니라서 LED나 워터파크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며 "내국인 이용객은 카지노를 이용할 수 없고, 또 대중교통으로는 공항까지 가서 셔틀버스를 타고 와야 하기 때문에 한 번 이상 방문하기는 아직 아쉬운 면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