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대신 후손에게 물려줍시다' 만델라 유품 뉴욕 경매 중단

"수익금으로 추모공원 조성" vs "문화유산 남겨야" 공방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유품 경매가 중단됐다. 남아공 문화재청이 유품을 경매에 부치겠다는 자녀의 입장에 불복해 항소한 것인데, 경매 수익금으로 추모 공원을 만들겠다는 자녀 입장과 후손에게 이를 물려줘야 한다는 문화재청 간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아프리카뉴스에 따르면 뉴욕 경매회사 건지즈는 다음 달 22일 예정된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품 70여 점의 경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홈페이지에는 아무런 내용 없이 만델라를 배경으로 '이 경매는 중단됐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워놓은 상태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만델라와 첫째 부인 사이의 장녀인 마카지웨는 보청기, 지팡이, 독서용 안경 등의 물건을 경매에 부치려 했다. 마카지웨는 수익금으로 만델라 묘역 인근에 추모 공원을 설립할 예정이었다. 이에 건지즈는 경매를 승인했다.

마카지웨와 건지즈는 2022년 2월에도 유품을 경매에 부치려 시도했으나, 남아공 정부의 반대로 법정 소송을 진행했다. 작년 12월에 승소했으나 이번에는 남아공 문화재청이 이에 항소하면서 경매가 다시 중단됐다.

남아공 문화재청은 "만델라의 유산을 보존하고, 그의 삶과 경험이 앞으로 몇 세대에 걸쳐 이 나라에 남아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판매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만델라 손자 은다바도 경매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만델라는 2013년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아파르트헤이트로 불리는 인종차별 정책에 저항하다 30년간 투옥됐고, 이후 1994년 남아공 최초 민주 선거에서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글로벌이슈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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