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환기자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의사 숫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구 감소로 늘어나는 의료 취약 지역에는 최소한의 의료 인프라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는 1일 서울대에서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리는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인구변화가 초래하는 한국경제의 위기 요인'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2020년대 말부터 은퇴 의사 증가로 의사의 수가 정체하기 시작하고, 인구 고령화로 인해 의료 수요는 증가하면서 의사 인력 규모가 부족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의사의 1인당 업무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장래에 의대 정원을 늘리고 2050년경까지 2만2000명 이상의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며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문과목별 수급불균형을 완화할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경과와 신경외과, 외과와 흉부외과 등의 전공에서 의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또한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지역은 최소한의 수요가 확보되지 않아 병원과 의료인력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러한 취약지역에 최소한의 의료 인프라를 유지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인구변화로 인해 나타날 노동시장과 돌봄 수급불균형과 같은 다른 문제들도 지적했다. 그는 "인구변화가 산업, 기술 변화와 결합해 산업 및 직종 간 노동수급 불균형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만약 현재와 같은 교육의 경직성과 훈련의 부재가 유지되고 부문 간 이동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노동 인력의 특성과 노동시장의 필요 사이의 미스매치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노동시장 수요 변화를 반영해 인적자본을 탄력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교육제도와 부문 간, 유형 간 이동성을 높이는 유연한 노동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동 및 노인 돌봄 서비스 수급 불균형도 빠르게 커지는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돌봄 인력이 크게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돌봄 대상자 가족의 경제활동과 생산성 저하, 건강 악화로 인한 비용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밖에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지역 간 인프라 및 서비스 공급에 불균형이 생겨 최근 발생하고 있는 학교의 폐교, 보육시설 폐원, 소아청소년과 의원 폐원 등의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지역 간 인구 불균형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