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더 내게 해달라…슈퍼리치 250명, '부유세' 부과 촉구

다보스포럼 참석 각국 지도자에 공개서한

세계 초고액 자산가(슈퍼 리치) 250여명이 자신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하라고 촉구했다.

17일(현지 시간) CNBC 방송과 영국 가디언 등은 슈퍼 리치들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각국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공개서한을 내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거대 화학기업 BASF를 상속받은 오스트리아의 마를렌 엥겔호른이 다보스포럼에서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자랑스러운 지불(Proud to Pay)'이라는 제목의 서한에는 디즈니 상속자 애비게일 디즈니와 록펠러 가문의 발레리 록펠러, 할리우드 유명 배우 겸 시나리오 작가 사이먼 페그 배우 브라이언 콕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서한에서 불평등은 한계점에 이르렀고 경제 및 사회적, 생태적 안정에 대한 위험성이 나날이 높아지는 만큼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슈퍼 리치 205명이 비슷한 내용의 공개서한을 낸 적 있다 이들은 "우리가 3년 동안 요청해 온 간단한 질문, '막대한 부에 언제 세금을 부과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답이 없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더라도 자신들의 생활 수준을 근본적으로 바꾸거나, 자녀들을 부족하게 만들거나, 국가 경제 성장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이고 비생산적인 개인의 부를 공동의 민주주의적 미래를 위한 투자로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지난 15일 다보스 포럼 개막에 맞춰 '불평등 주식회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이후 약 3년간 세계 5대 부자의 자산이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대로라면 향후 10년 이내에 사상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가 탄생하지만, 빈곤은 229년간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과 함께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계 부유층 다수가 자기 재산에 대한 증세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4%는 생활비용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세금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58%는 1000만달러(134억원) 이상의 재산 보유자에 대한 2%의 부유세 도입을 지지했으며, 54%는 과도한 부의 집중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설문 조사는 100만달러(13억4000만원) 이상 투자 자산을 보유한 주요 20개국(G20) 2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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