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인턴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록히드 마틴사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초음속 항공기 X-59를 공개하고 시범 비행 계획을 발표했다.
NASA와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한 초음속 항공기 X-59.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NASA는 록히드 마틴이 지난 12일 캘리포니아 팜데일에서 열린 행사에서 그동안 개발한 X-59를 관계자들에게 선보이고 향후 시험 비행 계획 등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NASA와 록히드 마틴이 개발 중인 이 항공기는 소음을 훨씬 줄이면서 음속보다 빠르게 비행할 수 있는 '초음속 항공기'다. 속도는 음속의 1.4배, 즉 시속 925마일(약 1489km)이다. NASA는 이번에 선보인 X-59가 길이 99.7피트(30.4ｍ), 폭 29.5피트(9ｍ)에 첨단 기술을 적용해 조용한 초음속 비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24년 1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미항공우주국(NASA)와 록히드마틴이 공동개발한 실험용 초음속 제트기 X-59가 공개됐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팸 멜로이 NASA 부국장은 "불과 몇 년 만에 우리는 야심 찬 구상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X-59는 우리가 여행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X-59 개발진은 X-59의 추가 조정을 위한 지상 테스트를 수행한 다음 올해 안에 첫 시범 비행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전역의 여러 도시 상공을 비행하면서 X-59가 일으키는 소리와 사람들의 소음 인식 정도를 측정한 뒤 이 데이터를 연방항공청(FAA)과 국제 규제 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록히드 마틴의 스컹크 웍스와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합작품인 실험용 저소음 초음속 항공기 X-59가 2023년 12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일의 활주로에 서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관건은 기존 초음속 항공기와 비교해 소음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다. 이미 1947년 NASA의 전신은 미국항공자문위(NACA)와 공군, 벨(Bell) 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벨 X-1' 로켓 항공기는 13.9km 고도에서 초음속 비행의 꿈을 이뤄냈지만, 천둥소리 같은 폭발음이 있었다. 그 때문에 미국은 1973년 저고도에서 초음속 비행을 금지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초음속여객기 '콩코드'는 1976년에 취항해 음속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운항했지만, 이 역시 이·착륙 시 소음과 너무 비싼 요금 등으로 대중화에 실패하고 2003년 5월 운행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X-59는 얇고 가늘어진 앞부분이 전체 길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해 일반적으로 초음속 항공기가 '음속 폭음'(sonic boom)을 일으키는 충격파를 차단한다고 NASA는 설명했다.
이런 구조를 위해 조종석이 기체 길이의 거의 절반 위치에 배치됐으며, 앞쪽을 향하는 창문을 없앴다. 대신 조종석의 모니터에 고해상도 카메라로 구성된 외부 비전 시스템(External Vision System)을 설치했다. 이에 더해 엔진을 상단에 장착하고, 기체 아래쪽을 매끄럽게 디자인해 충격파가 뒤쪽에서 합쳐지면서 음속폭음을 일으키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 때문에 '콩코드'보다는 속도가 느리지만 음은 자동차 문을 닫는 수준인 75㏈(데시벨)로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이후 초음속 여객기 비행 금지 규제가 풀려 X-59가 실제 비행에 나서게 되면 비행시간이 기존보다 절반 정도 단축된다. 서울에서 미국 뉴욕까지 비행시간이 평균 14시간에서 7시간으로, 서울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약 13시간 걸리던 비행시간도 6시간 가까이 줄어든다. 국내선에 적용해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단 16분 만에 다닐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