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설 연휴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통업체들이 이색 설 선물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 병에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위스키가 등장했고, 1인가구를 위한 소포장 선물세트도 나왔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9일부터 시작한 2024년 설 선물 기획전에서 영국 윈저의 '다이아몬드 쥬빌리' 위스키를 선보였다. 블랜디드 스카치 위스키인 이 제품의 판매가는 5억원에 달한다. 다이아몬드 쥬빌리는 영국의 '글레뉴리 로열' 양조장과 '로열 로크나가' 양조장에서 공급받은 희귀 원액을 블랜딩해 생산됐는데, 글레뉴리 로열이 문을 닫으면서 현재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 희소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위스키를 담은 병 역시 금과 다이아몬드를 활용해 고급도를 한층 높였다.
CU 관계자는 "설 선물세트로 다양한 가격대의 위스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이아몬드 쥬빌리를 내놓게 됐다"며 "최근 위스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저가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비해 상품 경쟁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고객을 유인하는 목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1인가구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선물세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30 세대 1인가구를 타깃으로 한 설 선물 세트를 선보인다.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세태를 반영해 한우와 과일 등 전통적인 명절 선물들을 1인용으로 소포장한 '소확행' 선물세트가 대표적이다. 1인용 한우 선물세트는 일반 선물세트 대비 70%가량 용량을 줄여 600g으로 구성했다. 청과 선물세트도 최대 40%까지 용량을 줄였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혼술' 문화가 늘면서 주류 선물세트의 라인업 역시 다양해졌다. 롯데백화점은 '믹솔로지' 트렌드를 반영해 위스키와 보드카, 테킬라 등 다양한 국가의 증류주 제품을 지난해 설 대비 40% 이상 늘렸다. 믹솔로지는 '섞다(Mix)'와 '기술(Technology)'을 합친 말로, 여러 종류의 술과 음료, 시럽 등을 섞어 마시는 걸 의미한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에서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는 등 믹솔로지 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는 영향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믹솔로지 트렌드를 반영해 영국의 홍차 전문 브랜드 포트넘앤메이슨의 인기 제품을 선물세트로 구성했다. 홍차와 위스키를 섞은 '얼그레이 하이볼'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뤄지며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명절 이색 선물세트 출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활과 소비 트렌드가 점차 바뀌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다가오는 설을 맞아 다양한 선물을 준비한 가운데, 특히 1인 가구 트렌드에 맞는 상품들도 엄선해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선물의 품격을 높임과 동시에 트렌드에 맞는 이색 선물들도 다채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