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모기자
올해 시리얼 시장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건강하고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시리얼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좋은 재료와 영양소를 강조한 ‘건강 시리얼’을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좋은 재료와 영양소를 강조한 ‘건강 시리얼’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다.
8일 시장조사기관 마켓링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농심켈로그의 국내 오프라인 소매시장 시리얼 매출액은 893억원으로, 시장점유율 45.8%로, 선두 자리에 올랐다. 반면 2022년 점유율 46.6%로 1위였던 식품은 점유율이 44.5%(매출액 868억원)로 하락, 2위로 밀려났다.
농심켈로그, '든든한 브랜 그래놀라'
국내 시리얼 시장은 동서식품과 농심켈로그의 양강 체제가 뚜렷했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약 90%를 차지하는 가운데 나머지 10% 시장을 두고 식품·제과 업체 및 대형마트 PB, 수입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 선두 자리는 꾸준히 동서식품 차지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미세한 변화가 감지됐다. 2020년 매출액 1427억원으로 51.0%를 기록했던 동서식품의 시장점유율은 이듬해 47.9%, 2022년 46.6%로 하락하더니 지난해 45%마저 무너졌다. 반면 농심켈로그는 2020년 42.3%였던 점유율을 3년 만에 3.5%포인트 끌어올리며 1위 자리를 꿰찼다.
업계는 지난해 농심켈로그가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지난해 국내 최초 브랜(밀기울)으로 만든 푸레이크와 오트 그래놀라 등을 혼합한 '든든한 브랜 그래놀라'를 시작으로 '다크 초코 프로틴 딜라이트’ '100% 벨기에산 그래놀라' '라이스 크리스피 유니콘'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또한 초코 시리얼 1위 제품인 ‘첵스초코’를 1995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리뉴얼하고, 단종됐던 ‘허니첵스’를 재출시하는 등 기존 제품을 재단장했다.
견고하던 동서식품의 선두자리가 흔들린 가운데 올해 시리얼 시장을 둘러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시리얼 시장이 출생아 수 감소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콘플레이크나 초코 시리얼 등 기존의 단맛이 강한 시리얼보다는 통곡물·프로틴·저당·영양소 등을 강조한 제품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다양한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가정간편식(HMR) 제품이 출시되면서 기존 시리얼 중심의 대체식사는 HMR로 이동하는 추세다. 이에 시리얼 업계도 단백질·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을 첨가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간편식사대용식 전문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를 앞세운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지난 2일 귀리 특화 제품인 ‘오!그래놀라 오트’ 2종을 새로 출시하며 ‘오!그래놀라’의 제품군을 12종까지 늘렸다. 여기에 '먹기 간편하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은 시리얼바를 통해 틈새 시장까지 공략하면서 2020년 1.9%였던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5.8%까지 끌어올렸다. 풀무원도 최근 ‘통그래놀라’ 3종을 선보이며 시리얼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맛과 건강을 모두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저당·고단백 등 영양적으로 뛰어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며 “향후 차별화한 맛을 지닌 그래놀라 제품을 추가로 출시해 소비자 접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얼이 통곡물과 건과일, 견과류 등 재료가 주는 건강한 이미지와 소비자 요구에 맞춘 다양한 가격대 및 제품군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시리얼 시장은 향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392억달러(약 51조원) 수준이던 글로벌 시리얼 시장은 연평균 3.4% 증가해 2028년 512억달러(약 67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