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i>"(남북의) 국경이 열리면 제가 바로 맥주를 준비하고 블랙핑크를 초청해 큰 파티를 열겠다."</i>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1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만나 "언젠가 한반도에서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 말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쪽 밴드도 초청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로저스 회장은 이날 "한국에서 통일을 얘기하면 두려워하는 분들 있는 것 같다"며 "먼저 국경을 열고 휴전선과 DMZ(비무장지대)를 없애고 개방할 수 있다면, 한국 사람들이 그 이후에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가끔 화성에서 사람들이 온다면 같은 언어와 역사, 젓가락을 갖고 있고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이 다른 국가라는 얘기를 들으면 미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김 장관이 한반도를 구해내실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이 대해 김 장관은 "북한이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를 파기하고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고, 해외 투자자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로저스 회장의 '파티 제안'에는 "윤석열 정부도 남북 간 교류·협력의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김 장관은 답했다. 그러자 로저스 회장은 "(그렇게) 하실 수만 있다면 한국과 아시아, 세계를 구할 수 있다. 하시면 되겠다"라고 말했다.
투자의 귀재란 별칭으로 불리며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로저스 회장은 남북 교류·협력이 활성화되고 통일이 될 경우 한반도의 경제적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로 알려져있다.
그는 지난 2015년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는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또 2019년과 2020년에도 "한반도는 북한의 자원·노동력과 남한의 자본·제조업이 결합해 경제 부흥을 이끌 것", "휴전선이 사라지고 철도가 연결되면 한반도는 흥미로운 곳이 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날 김 장관과의 만남에서도 로저스 회장은 '한반도'와 같은 단어를 한국어로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