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숙기자
해양경찰청이 마약 범죄에 대한 수사 역량과 국제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 6일 '마약범죄 수사 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
자문위는 김희준 변호사, 윤흥희 한성대 교수를 비롯해 미국 마약단속국 한국지부, 미국 해안경비대, 주한 남미 대사관 등 마약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민·관·학계 관계자 19명으로 구성됐다. 자문위원장에는 김 변호사가 선출됐다.
김종욱 해경청장은 "해양을 통해 밀반입되는 마약류 범죄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자문위원회 운영을 비롯해 강력한 국내·외 공조 체계를 구축해 해양에서 마약범죄를 근절시키겠다"고 말했다.
해경청은 마약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지난 4월 각 지방청에 '마약 수사 전담팀'을 신설하고 전국 수사관을 모두 동원해 총력 대응하고 있다.
해경이 지난해 적발한 마약범죄 건수는 962건으로 2018년 90건보다 4년 사이에 11배가량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19년 173건, 2020년 412건, 2021년 518건, 지난해 962건, 올해 8월 기준 496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선박을 이용한 대량의 마약 밀반입이 꾸준히 적발된 가운데, 해경은 2019년 8월 충남 태안항으로 입항하려던 홍콩 선적 석탄화물선에서 시가 3000억원 상당의 코카인 100.764㎏을 압수했다. 이는 33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또 2021년 1월엔 부산 신항에 입항한 라이베리아선적 컨테이너선에서 100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코카인 35㎏을 적발했다.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낮은 외국인 해양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마약 판매·유통도 지속해서 적발되고 있다. 해경은 지난 5월 남해안 일대에서 외국인 선원 등에게 엑스터시, 케타민 등을 판매한 외국인 마약 유통조직 15명을 검거했으며, 지난해 12월엔 전남 일대에서도 외국인 마약 유통조직 5명을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