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필기자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고물가 여파가 지속되면서 유통업계가 가성비를 앞세운 상품으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전날부터 20개 주요 계열사가 참여하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 ‘쓱데이’를 진행 중이다. 올해 쓱데이는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소비자들을 공략한 ‘가성비 먹거리’ 위주 행사라는 게 특징이다. 계열사별로는 이마트가 5000원대 치킨을, 노브랜드버거가 2000원대 버거를, 이마트24가 3000원대 도시락을 선보인다.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를 3000원에 판매한다.
앞선 2일부터 12일까지 롯데그룹 11개 계열사가 참여한 ‘롯데레드페스티벌’에서도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먹거리 할인 혜택이 소비자 발걸음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롯데마트가 이번 레드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반값 삼겹살’과 ‘반값 킹크랩’은 일부 매장의 경우 조기 완판된 데 이어 추가물량 확보분까지 모두 다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도 11번가가 연중 최대 행사인 ‘그랜드 십일절’ 기간 가성비 먹거리를 앞세워 여러 쇼핑 기록을 새로 썼다. 이 가운데 가성비 상품을 앞세운 11번가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은 행사 기간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용량 먹거리를 사두려는 구매가 이어지면서 물과 식음료, 즉석밥 등이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온·오프라인에서 가성비 상품을 앞세운 할인 경쟁이 지속되는 것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저가나 생활 필수 제품에만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을 기록했다. 2020년과 동일한 품질의 상품을 소비한다고 가정할 때 예상되는 비용이 13.37% 올랐다는 의미다.
해당 수치는 전월 동기 대비 3.8% 오른 것으로, 특히 먹거리와 직결되는 식료품과 음식 등은 5~6% 내외의 상승 폭을 보였다. 이 가운데 신선과실은 26.2% 뛰어 2011년 1월(31.9%) 이후 12년 9개월 만에 가장 오름폭이 컸다. 과실 가격이 급등하자 유통업체들은 가성비 제품으로 꼽히는 ‘못난이 과일’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NS홈쇼핑은 못난이 농수산물 판매방송을 확대 편성해 매주 5~6가지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NS홈쇼핑에서는 지난 9~10월 두 달간 못난이 농수산물 748t, 72억3000만원어치를 판매하기도 했다. 두 달간 판매한 제품은 사과 587t, 배 40t 등으로 과실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