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불안 커지는데…안전판 '외환보유액' 두달째 감소

올해 1월과 비교하면 158억달러 급감

지난 8월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전망으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전판' 역할을 하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41억2000만달러로 한 달 새 41억8000만달러 줄었다. 지난 8월(-35억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올해 1월 외환보유액이 약 4299억6700만달러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8개월 사이 158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최근 Fed의 긴축 통화정책 기조가 더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원화 대비 달러 강세가 심해지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고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을 시행하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미 달러화 지수는 지난달 3% 급등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유가증권(3725억9000만달러)은 64억4000만달러 줄었고,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148억달러)은 2억5000만달러,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5억4000만달러)은 6000만달러 각각 감소했다.

현금에 해당하는 예치금(174억달러)은 25억6000만달러 늘었고,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때 시장에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원화 가치 방어에 나서는데, 이때 외환보유액을 활용한다. 때문에 통상 외환보유액은 재정건전성과 함께 국가신인도를 떠받치는 양대 축 역할을 한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면 국가신인도가 높아지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외환·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강달러 심화로 환율 불안이 확산할 때는 외환보유액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일 1363.5원으로 연고점을 경신했다가 전날 전 거래일 종가(1363.5원) 대비 13.0원 내린 1350.5원에 거래를 마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감소폭이 커지면서 세계 외환보유액 규모도 지난 8월 말 기준 9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중국이 3조1601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512억달러)과 스위스(8652억달러), 인도(5982억달러), 러시아(5817억달러), 대만(565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269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홍콩은 4184억달러로 한국 바로 위에 위치했다.

경제금융부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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