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5)가 자신의 음악인생을 담은 현과 활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펼쳐낸다.
오는 29일 정경화는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 무대에 올라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호흡을 맞춰 브람스, 그리그, 프랑크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한다.
정경화는 세계 클래식계에 이름을 알린 한국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다. "부모님께서 한국 전쟁으로 피난을 가실 때도 피아노를 들고 가셨다"는 전설적인 일화는 훗날 정트리오(정명화·정경화·정명훈)의 탄생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 됐다.
앞서 지난 5일 은퇴한 첼리스트 정명화 대신 중국 첼리스트 지안왕과 피아노 3중주 팀을 이뤄 관객 앞에 서기도 했다. 이날 무대에서 정경화·정명훈 남매는 듀오 연주를 선보였는데, 2011년 12월 어머니 이원숙 여사를 기리는 추모 음악회 이후 처음 호흡을 맞춘 공연이었다.
정경화는 13세 때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해 이반 갈라미안을 사사했고, 조셉 깅골, 폴 카노비츠키 등의 지도를 받았다. 1967년 레벤트리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국제적 명성을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1970년 런던심포니오 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로 유럽에 데뷔했다.
1970년부터 1988년까지 데카, 1988년부터 EMI(워너클래식)의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했고, 지난 50년간 데카, RCA, 도이치 그라모폰, EMI 등 세계 굴지의 레이블을 통해 전설적인 명반들을 남겼다.
콩쿠르 우승 후 제1회 난파음악상을 수상했고, 유럽 데뷔 후 대한민국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2017년에는 크라이슬러, 그뤼미오, 밀스타 인 등과 함께 그라모폰 명예의 전당 바이올린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부터 7년간 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현재 모교인 줄리아드 음악원 종신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