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교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통신 3사 대표를 만난다. 지난달 취임 이후 첫 상견례다. 15일 오후 2시30분 정부과천청사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공식적으로 첫 만남인 만큼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주목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3사를 모두 만나는 만큼 공통된 이슈를 얘기할 것"이라며 "가계 통신비 대책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정부, 방통위는 모두 가계 통신비를 줄여야 한다는 기조를 공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라고 지시한 바 있으며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도 수시로 이를 언급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가계 통신비는 크게 단말기 가격과 통신 요금 2가지로 구성된다. 특히 단말기 부담이 많이 증가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박완주 의원(무소속)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내 휴대폰 단말기 평균 가격은 87만3597원으로 9년 전 구매가보다 41% 늘었다.
이동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단말기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겠다"며 "단통법(단말기유통법)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단말기 부담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원금을 늘리는 것이다. 이 위원장도 "(지원금을) 더 많이 줄 사람은 더 줄 수 있게 경쟁을 지키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겠다"고 했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021년 추가지원금을 기존 15%에서 30%로 늘리는 단통법 개정안을 추진했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통신 요금 역시 통신비의 핵심이다. 통신 3사는 지난 3월부터 5G '중간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했으나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G 대신 LTE를 쓰더라도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고객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요금의 하한선을 월 4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통신 대책에는 정부와 방통위가 한 몸인 만큼 이 문제에서도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지원금을 늘리는 것, 통신 요금 인하 모두 통신사로서는 달갑지 않은 문제다.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이번 회동에서 '망 사용료' 문제가 언급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 제공사업자들이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으나 망 이용 대가 지급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여전히 망 사용료를 놓고 법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아직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지만, 어느새 대중의 관심에선 멀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