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단식을 계기로 내부 결집이 이뤄지면서 계파간 갈등도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오면 다시 체포동의안 가결-부결을 두고 친명(親明)-비명(非明)간 계파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명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12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당 내 결속이 강화된다고 봐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민주당 내나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보편적인 얘기가 아닌가, 당내에서도 그런 분위기는 있는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그동안 당을 뒤흔들었던 계파 갈등 문제는 잦아드는 모양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단식장을 찾아 중단을 요청했고, 그와 대립 관계였던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단식장을 찾아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비명계는 계파 갈등은 사라진 게 아니라 잠복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11일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서 "(계파 갈등이) 없어지지는 않고 잠복해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며 언제든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사법리스크·강성 팬덤 등의 문제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그는 "저 같은 경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를 했지 않았나, 그런데 단식 중에 있는데 그거(사퇴) 말하기가 참 그렇다. 너무 모진 얘기고 그러니까 그런 거 가급적 안 하려고 하는 당내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당내에 문제가 있는 여러 가지 강성 팬덤 문제라든가 또는 개딸 이런 등등의 왜곡된 그런 부분이라든가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 당에 그대로 악영향을 주는 이런 문제를 그냥 없던 걸로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다시 계파간 갈등에 불이 붙을 수 있다. 친명계는 '부결'을 외치고 있지만, 비명계는 내년 총선을 위해서는 가결시켜야 한다는 입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비명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2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저렇게 지금 단식하고 힘드신 분한테 약속 지켜라라고 얘기하는 게 참 야박하지만 여기서 만약에 저희가 부결을 시켰다고 하면 저희는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서 국민들께 뭐라고 얘기를 하고 표를 달라고 해야 되나"며 "방탄지옥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건 아마 또 국민의힘에서 굉장히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여권은 체포동의안 통과 가능성이 이 대표의 몸 상태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서 "시기에 따라서 좀 달라질 것 같은데, 추석 전에 올라오면 부결될 것 같고 추석 후에 체포동의안이 올라오면 가결될 것 같다"며 "추석 전에 단식이 끝나면 추석 후에 건강이 회복될 건데, 건강한 상태로 있으면 비명계 의원들이 체포동의안 찬성해도 이재명 대표한테 그렇게 동정론이 안 쏠릴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